'SNS 이용자는 진보화, 온라인뉴스 이용자는 보수화' 성향 더 짙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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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한국의 여론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 결과
"현실에서는 이념에 따른 여론양극화가 나타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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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는 진보 성향이, 인터넷뉴스 이용자는 보수 성향이 더욱 짙어지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국의 여론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는 이같은 연구가 실렸다. 보고서는 지난 2015년 주요 이슈 중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자리(임금·실업), 조세·재정, 북한 등 4개 키워드를 선정해 SNS와 인터넷뉴스에 등장하는 연관어를 측정했다.

SNS의 경우 진보 성향의 키워드 연관어(131만3598개)가 보수 성향의 키워드 연관어(43만6810개)보다 3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터넷뉴스의 경우 보수 성향의 키워드 연관어(32만6308개)가 진보(16만4394개)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

보고서는 또 각 연관어들 중 '반대 성향 언급'이 얼마나 나타났는지도 분석했다. SNS의 경우 진보 성향 키워드와 보수 성향 키워드의 연관어에서 나타나는 반대 성향 언급은 각각 2.7%, 1.4%에 불과했다. 인터넷뉴스에서도 마찬가지로 4.4%, 1.2%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상대방 성향에 대한 언급 자체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SNS의 특성상 동질적 이용자들끼리만 서로 교류하기 때문에 반대 성향에 대한 언급이 매우 적고 극단화된 상태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SNS만을 통해 정보를 얻는 소비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성향과 반대되는 성향과 관련된 정보는 거의 받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정작 현실에서는 이념에 따른 여론양극화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2018년 12월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이념 성향에서 '중도'(5점)는 45%에 달했다. 반면 양극단인 '매우 진보'(0점)와 '매우 보수'(10점)는 각각 3%에 미치지 못했다.

통일·외교·안보, 조세·재정·복지, 경쟁·규제, 차별 철폐 등과 관련된 25개 정책 문항에 대한 개별 응답자의 응답 평균을 기준으로 할 때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다소 진보'(4점)와 '다소 보수'(6점) 사이에 분포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번에는 보고서가 미디어 패널 자료(2012~2016년)를 분석, 각 미디어 이용자의 성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한 결과다. SNS에 노출된 이용자들은 보다 진보적인 방향으로, 뉴스미디어에 노출된 이용자들은 보수적인 방향으로 성향 변화가 나타났다.

보고서가 시간에 따른 SNS 이용자의 정치성향 변화를 분석 모형에 따라 계산한 결과 2012년도와 2016년의 차이가 -0.095~-0.107로 감소했다. 반면 신문(종이매체+인터넷매체)의 경우 0.115~0.12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는 보수적 성향이 강해진다는 것을, 감소는 진보적 성향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매체가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같은 이념성향을 가진 이용자가 동일 매체를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집단화될수록 여론양극화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집단양극화와 여론양극화를 부추기는 허위정보에 대응하고 정보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미디어 대책을 마련하고 무분별한 정보 전파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한 시민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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