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가족 회사에 호텔·골프장 일감 몰아준 미래에셋…공정위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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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가족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미래에셋 계열사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총수 일가 사익편취)에 대해 시정명령과 43억9천만 원의 과징금을 내린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미래에셋그룹은 2015~2017년 계열사들이 조성한 부동산 펀드가 보유한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현 세이지우드 홍천) 등의 임대관리 용역을 박 회장 가족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에 맡기고 11개 계열사가 법인카드 사용, 행사·연수, 피트니스회원권 구매 등으로 일감을 몰아줬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고객 접대 등 다양한 목적으로 골프장과 호텔을 이용할 때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이용원칙에 따라 다른 골프장, 호텔 이용을 제한했습니다.

또 미래에셋컨설팅은 골프장 바우처를 발행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에게 배정했고, 호텔 선불카드와 바우처를 할당하기도 했습니다.

계열사들은 행사나 연수를 할 때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것을 준수해야 할 원칙으로 받아들였고, 블루마운틴CC의 진입로나 카트 동영상 등의에 광고하는 식으로 이익을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구매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해 2013년부터 그룹 통합구매로 방식을 변경하면서 명절선물 일부를 블루마운틴CC를 통해 공급했고, 2016년부터는 포시즌스호텔도 공급처에 추가했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미래에셋계열사들이 블루마운틴CC와 거래한 금액은 총 297억 원, 포시즌스호텔과 거래액은 133억 원에 이릅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전체 지분의 48.6%, 아내와 자녀 등 친족이 43.2%를 보유해 일가의 지분율이 91.8%에 달하는 회사입니다.

공정위는 합리적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특수관계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블루마운틴CC는 개장 3년 만에 흑자 전환했고, 포시즌스호텔도 사드 사태 등으로 관광산업 업황이 좋지 않던 상황에서 개장 이후 3년 만에 적자 폭을 크게 줄여 흑자전환을 눈앞에 뒀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태광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제재하면서 최초로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 규정(공정거래법 23조의 2 1항 4호)을 적용했는데, 이 규정만을 근거로 제재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수관계인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서 시장가격보다 상당히 유리하게 거래했는지를 엄중하게 따지던 과거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제재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공정위는 거래를 몰아준 9개 계열사에 22억4천만 원, 부당하게 이익을 얻은 미래에셋컨설팅에는 21억5천1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

다만, 공정위 사무처가 제시한 박현주 회장과 법인에 대한 검찰 고발 의견은 전원회의에서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