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이드암 배장호 현역 은퇴…“2017년이 가장 기억에 남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사이드암 투수 배장호(33)가 현역에서 은퇴한다.
배장호는 27일 롯데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츠 TV'를 통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유신고를 졸업한 배장호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25순위에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배장호는 올해까지 15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뛰며 300경기에서 19승 11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특히 2017년 대체 선발과 불펜, 롱릴리프를 오가며 72경기에서 8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4.34로 거인의 후반기 진격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배장호는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을 던진 2017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제구와 구위가 살아나지 않아 2018년 1군에서 25경기 등판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아예 1군 무대에서 볼 수가 없었다.
올 시즌에는 지난 24일 퓨처스(2군)리그 경기 등판이 처음이자 마지막 출전이었다.
현역 은퇴를 선택한 배장호는 남은 시즌 동안 2군에서 코치·프런트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배장호는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2주 전쯤 육성팀과 면담을 통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구단에 한 경기만 더 던지고 마무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구단에서도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며 "지난 일요일 마지막 한 경기를 끝으로 이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배장호는 24일 경남 상동 구장에서 열린 kt wiz와 2군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1이닝 노히트 투구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배장호는 "사실 경기 전날까지 큰 감흥이 없었는데 막상 24일에 출근을 해서 몸을 풀 때부터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나더라. 이제 이 순간들이 다시는 느끼지 못할 순간들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본격적으로 경기 전에 몸을 풀면서 자꾸 감정이 올라와 조금 힘들었다. 다행히 1이닝을 잘 막고 내려와서 동료 선수들, 코치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는데, 그때 너무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상태가 돼서 경기장 뒤편에서 울었다"고 고백했다.
배장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2017년 제가 조금 활약을 잘했고, 그해 팀도 성적이 괜찮았다. 그때 팬들과 떠들썩하게 야구했었던 것이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소개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배장호는 "일단 휴식을 조금 취한 뒤 다시 2군 구장에 출근해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코치진과 프런트 업무를 뒤에서 도우면서 많이 배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사실 크게 내세울 커리어는 없는 선수인데. 한 팀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고 마감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정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 구단이 롯데였다는 것, 그리고 많은 팬분과 제가 잠시나마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면서 그런 시간을 함께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앞으로 제가 구단에 남게 된다면 티는 안 나겠지만 뒤에서 구단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