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새로운 것 내놔도 놀라지 마라"…이념색깔 빼고 830세대 주도
27일 특강서 보수·진보 색채 버릴 것, 발빠른 시대 변화 적응 등 주문
by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통합당에 대한 고강도 혁신·개혁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임기인 내년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4월까지 1년 동안 통합당을 얼마나 개혁·쇄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개혁·쇄신 작업을 주도할 비대위원 총 9명 중 5명을 청년과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을 보였다.
당연직인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6명 중 2명은 여성(김현아 의원, 김미애 당선인), 3명은 80년대생(김병민 광진갑 조직위원장, 김재섭 도봉갑 조직위원장, 정원석 청사진 공동대표)을 기용했다.
'흙수저 여공 신화'의 주인공 김미애 당선인(부산 해운대을)은 여고를 중퇴한 뒤 부산 방직공장 여공, 초밥집 사장 등을 전전하다 뒤늦게 대학에 입학해 사시에 합격하고 국선 변호인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입양한 딸과 조카 둘을 키우는 싱글맘이기도 하다. 김 당선인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해 '웰빙·부자정당'이라는 통합당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통합당이 취약한 서민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특히 3명의 830세대(80년대생, 30대)를 비대위원들을 임명한 것은 통합당의 체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병민·김재섭 비대위원은 각각 1982년생, 1987년생으로 이번 4·15 총선에서 각각 서울 광진갑, 도봉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김 위원장은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고, 830세대가 이를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만큼 이들 3명의 830 비대위원들은 '김종인표 개혁작업'의 선봉에 서게 된다.
3명의 비대위원과 여성 비대위원들은 좁게는 여성과 30·40세대 공략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넓게는 주요 당직에 청년·여성을 전진 배치하는 등 당의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낡은 이념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청년의 생각을 담은 당 정체성 확립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27일 열린 당 전국 조직위원장회의 비공개 특강에서 통합당이 보수·진보의 이념적 색채를 버려야 한다는 점, 시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을 주문했다.
앞으로 1년간 통합당이 지향할 정책 노선을 제시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특강에서 "보수와 진보 등 이념으로 나누면 안 된다.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다. 국민은 더는 이념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수·진보'의 이념 색채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을 내놓더라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는데 통합당의 정강·정책을 중도·실용 노선으로 빠르게 변화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바보 같은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조직위원장회의에는 오 전 시장도 참석해 김 위원장의 특강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강연 중간 변화하는 복지 패러다임에 맞춰 통합당도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사례로 들었다.
한 참석자는 "김 위원장은 통합당이 시대 흐름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경고가 몇 차례 나왔는데 통합당이 그것을 지각하지 못했고, 흐름에 따라가려는 흉내만 낸 결과가 총선 참패 등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사례로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비대위원장으로 처음 출근할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출근 전까지 당 쇄신·혁신안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내놓을 1호 혁신안을 놓고는 여의도연구원 혁신안, 당명 변경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1호 혁신안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강도 높은 '충격 요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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