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 1년만에 재개…환경훼손 논란은 여전

지난해 5월 중단된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1년 만에 재개됐다.

제주도는 27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구간 중 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 1.36㎞에 대한 공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번 주내로 2구간에 대한 벌채 공사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중 1·3구간에 대해서도 환경저감대책을 마련해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앞서 야생동물의 로드킬 방지를 위해 도로폭을 현 계획(27m)보다 크게 축소하고, 도로 주변에서 확인된 팔색조, 붓순나무 등 각종 법정보호종 서식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 속도도 시속 60㎞ 미만으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제주시 구좌읍 대천교차로와 금백조로를 잇는 2.9㎞(3개 구간)을 왕복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다.

제주도는 도로 확장을 위해 수천그루의 삼나무를 벌채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2018년 8월 공사 시작 2개월만에 환경단체와 시민모임의 반발로 중단됐다. 제주도는 확포장 구간을 3개로 나눠 구간별로 도로 너비를 축소하거나 우회도로를 만드는 설계변경안을 발표하고 이듬해 3월 다시 공사를 시작했으나 시민모임의 반발과 영산강유역환경청의 환경저감대책 수립 요청에 따라 공사를 중단했다.

한편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이날 오후 제주도청을 항의방문해 “비자림로를 진짜 생태도로로 만들어야 한다”며 “제주도의 공사 강행 시기가 법정보호종의 번식 기간과 맞물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