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등교수업 확대에 찬물 끼얹은 쿠팡의 무책임
고2, 중3, 초등 1~2학년과 유치원생들이 등교수업을 시작한 2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명이나 발생했다. 49일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특히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이날 관련 확진자가 36명으로 늘었다. 환한 얼굴로 생전 처음 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받은 초등 1학년들을 비롯해 학생들의 등교가 또다시 중단되는 건 아닌지 마음이 무겁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쿠팡 물류센터가 있는 부천을 비롯해 서울, 경남 진주 등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도시들을 중심으로 561개 학교가 예정됐던 등교수업을 연기했다. 다섯 차례나 미뤄졌던 등교수업이 지난 20일 고3 학생부터 재개됐지만, 이즈음 학생들이 즐겨 찾는 코인노래방이 새로운 집단감염 진원지로 떠오르며 학생 감염도 늘기 시작했다. 서울 강서구 미술학원에서도 강사와 유치원생이 감염됐다. 등교수업 확대에 드리운 불안한 그림자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천 쿠팡 물류센터는 방역수칙을 어기고 업무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 28일치 보도를 보면, 쿠팡 쪽은 24일 오전 확진자를 파악했지만, 오후조 직원들에게 이를 공지하지 않고 출근을 시켰다고 한다. 뒤늦게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면서도 자가격리 선별 기준을 별도로 공지하지도 않았다. 결국 이날 오후조 가운데 한명이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물류센터에서는 1300명이나 되는 직원이 일하는데다, 근무 중 직원들 사이의 안전거리도 확보되지 않아 앞으로 감염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7일 서울 송파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물류센터발 대규모 재확산도 우려된다.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수업을 위해 전국민이 마음을 졸이며 방역에 신경쓰고 있을 때 수천명의 직원을 운영하는 기업이 이처럼 방역관리에 소홀했다니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감염 확산을 방치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새달 3일과 8일에는 남은 초·중·고 학년의 등교가 예정돼 있다. 교육부와 학교 당국은 학생들이 안전하게 수업받을 수 있도록 방역관리에 빈틈은 없는지 다시 한번 철저히 점검하기 바란다. 지역사회에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등교를 중단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역사회 역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특히 쿠팡 물류센터처럼 많은 직원이 모여 일하는 기업들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책임의식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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