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방역복 안에 비키니... 러시아판 '덕분에 챌린지' 무슨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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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7 18:11 | 수정 2020.05.2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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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덕분에 비키니 챌린지'에 참가한 여성. /트위터 캡처

방역복 안에 비키니만 입은 채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다가 ‘과다 노출’로 보건 당국의 징계를 받은 한 러시아 여성 의료진에게 현지 네티즌들이 소셜미디어상에 ‘비키니 인증샷’을 찍어 올리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판(板) ‘덕분에 비키니 챌린지’가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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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덕분에 비키니 챌린지'에 참가한 여성.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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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덕분에 비키니 챌린지'에 참가한 여성. /트위터 캡처

23일(현지 시각) 러시아 소셜미디어상에 일련의 여성들이 방역복 안에 비키니만 입은 채 해변·상점 등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들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사진 속에서 이들은 얼굴에 고글을 끼고 투명한 얇은 플라스틱 재질의 방역복을 입고 있어 전부 비키니가 밖으로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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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캡처

이들이 이처럼 독특한 비키니 사진을 찍어 올린 건, 최근 러시아 지역 병원에서 방역복 속에 비키니만 입고 코로나 환자를 돌보다가 보건 당국의 징계를 받은 한 여성 의료진에게 공감하고 그를 응원하기 위해서라고 RT·러시아 비욘드 등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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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덕분에 비키니 챌린지'에 참가한 여성. /트위터 캡처

앞서 러시아의 툴라주(州) 주립 감염 병원 전염병동 의료진 나데쥬다 주코바(23)는 방역복 아래 간호복 대신 비키니만 걸친 채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다 근무 중 땀에 방역복이 젖어 비키니가 노출된 일로 보건 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그는 방역복 착용이 너무 더워 비키니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그에 대한 동정 여론이 커졌고 징계를 결정한 보건 당국에 비난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보건당국은 주코바에 대한 징계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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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데쥬다 주코바. /러시아 소셜미디어 VK 캡처

‘덕분에 비키니 챌린지’에 참가한 사마라주 현지 언론인 레오니드 코슈만은 “방역복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 매우 덥고 고글은 습기가 찬다”며 “의료진에 대한 커다란 존경이 생겼다. 비키니에 수치스러울 것은 하나도 없다. 전형적인 옷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2분만에 사우나에 있는 것처럼 모든 게 땀에 젖었다. 숨을 쉬기는 불가능했다”며 “의료진이 이 옷을 입고 어떻게 장시간 일을 하는지 상상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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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툴라주 현지 매체 툴스키예 노바스티가 19일 트위터에 올린 방역복 안에 비키니를 입은 간호사의 사진. 이 매체는 사진과 함께 "그가 비키니를 입고 일하다 징계를 받았다"고 적었다. /'툴스키예 노바스티' 트위터 캡처

이들은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챌린지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북동부 야로슬라블주(州)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챌린지에 호응해 소셜미디어에 유사한 사진을 게시한 뒤 “의료진이 무엇을 입든 간에 중요한 건 그들이 하는 업무다”라고 적었다.

한편 러시아 전역에서는 의료용품 부족으로 의료진 코로나 감염이 늘어 의료진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극동 연해주(州)·아무르주(州) 등에서는 주지사나 시장 등 공무원들이 의료진을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당국은 의료품 부족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양의 의료품을 공급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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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데쥬다 주코바를 응원하기 위해 러시아 한 예술인이 그린 그림. /인스타그램 캡처

27일 오후 6시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37만명을 넘어 미국·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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