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아왔다, 형님들"…'돌아온 철구'에 아프리카TV는 '속앓이'중?
장인어른 삭발 등 '기행'이 콘텐츠…기업 이미지에 직결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아프리카TV 대통령'으로 불리는 BJ 철구(본명 이예준)가 전역 후 방송 활동을 재개, 시청자 37만명을 끌어모으는 기염을 토했으나 정작 아프리카TV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철구가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더 과격한 언행을 쏟아내며 구설에 오를 때마다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철구는 지난 24일과 전날 이틀 연속 아프리카TV 생방송을 진행했다. 특히 전역 후 첫 방송인 24일 '철구 2년 만에 돌아왔습니다'엔 37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리며 한때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다시보기도 조회수 38만회를 돌파했다. 복귀 방송에서 BJ철구는 "1년 7개월만에 돌아왔다. 내가 돌아왔다. 형님들"이라고 인사했다.
BJ가 받는 '별풍선'과 구독료, 그리고 광고 수익료를 나눠 갖는 아프리카TV로서 철구의 방송 흥행은 반가운 일이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를 '돌발 행동'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 BJ인 철구의 콘텐츠는 '기행'이다. 기초 수급자를 비하하고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폭동으로 분류하는가 하면 장인어른을 삭발시키는 엽기적 행동으로 수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군 복무 중 필리핀 마닐라에서 원정 도박을 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철구뿐 아니라 유명 BJ가 사건·사고를 일으켜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아프리카TV는 가슴을 졸여야 했다.
최근엔 아프리카TV 리그오브레전드 BJ로 활동 중인 저라뎃이 생방송 도중 노출된 여자친구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저걸보고웃노무현"이라는 일베 용어를 사용해 논란에 휘말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같은 논란이어도 유튜브보단 국내 기업인 아프리카TV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며 "심지어 아프리카TV BJ가 사고 친 게 아니어도 아프리카TV가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2010년대 초반 인터넷 방송 초창기 유일한 1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독보적 영향력을 과시했던 아프리카TV는 '유튜브 전성시대'인 지금도 신인 1인 방송인을 데뷔시키는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BJ로 방송 활동을 시작해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면 유튜브 '유튜버'로, 유튜브에서 더 대중적 인지도를 쌓으면 지상파 '크리에이터'로 넘어가는 식이라고 한다.
최근엔 BJ 방송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e스포츠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 3월 e스포츠 시장의 핵심 지식재산권(IP) 보유사인 라이엇 게임즈(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어 블리자드(스타크래프트)와도 e스포츠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또 서울 롯데월드 내 e스포츠 경기자 '아프리카 콜로세움'을 새로 건설하면서 관련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아프리카TV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되는 콘텐츠를 차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음란·도박·위법·저작권 침해·청소년 유해·미풍양속 위배·명예훼손 행위를 규제하고 위반 정도에 따라 경고나 이용정지 조치를 내린다. 정지 기간은 3~180일, 그리고 영구 정지가 있다. 철구도 2012년 살인범 김길태 퍼포먼스를 해 영구정지 조치 받은 바 있으나 이듬해 아프리카TV 광복절 특사로 복귀했다.
유튜브도 커뮤니티 가이드에 따라 과도한 노출과 성적인 콘텐츠와 유해·위험한 콘텐츠, 증오성 콘텐츠, 폭력적·노골적 콘텐츠 등을 허용하지 않는다. 최초 위반 시 주의만 받지만 이후 1·2차 경고에선 동영상 등 콘텐츠 게시가 제한된다. 90일 내에 3번 경고를 받으면 채널이 유튜브에서 영구 삭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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