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스페이스X,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초읽기...우주관광 시대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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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의 39A 발사대에서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과 팰콘9 로켓이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UPI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을 실은 팰콘9 로켓이 현지시간으로 27일 오후 4시33분(한국시간 28일 오전 5시33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미국 땅에서 유인 우주선이 발사되는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성공할 경우 “민간 우주비행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크루 드래곤은 항공우주국(NASA)의 조종사 더그 헐리(53)와 봅 벤켄(49)을 태우고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1969년 39A 인류 최초의 달착륙을 성공시킨 아폴로 11호 등을 비롯해 많은 우주선의 발사장소로 사용된 역사적인 장소다. 현재는 스페이스X가 NASA에서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크루 드래곤은 발사된 지 19시간 후 우주궤도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한다. NASA와 스페이스X는 발사부터 도킹까지의 과정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 폭발 사고 후 천문학적 비용과 폭발 위험 등을 이유로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이후 미국은 ISS에 미국 우주인을 보낼 때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해왔다. 소유스를 이용하는 데는 1인당 약 8200만달러(약 921억60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미국은 이처럼 체면 구기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주도권을 국가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쥐게 된다는 점은 과거와의 큰 차이다. 우주인 2명이 탑승할 우주선 크루 드래곤과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사용되는 팰콘9 로켓은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제품이다. 발사도 NASA 내의 스페이스X 관제센터에서 스페이스X 직원들이 통제한다. 헐리와 벤켄은 기존의 NASA 우주복이 아닌 스페이스X가 디자인한 우주복과 헬멧을 착용한다. 발사대로 이동할 때도 머스크가 설립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X’를 이용한다.

미국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하면서 민간기업의 우주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NASA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는 화물운송만을 민간에 맡겼으나, 2020년까지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계획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취소되면서 민간기업과 유인우주선 개발 계약도 맺었다. 이 계약을 통해 스페이스X는 26억달러(약 2조9200억원), 보잉은 42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받았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3월 유인 우주선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보잉도 지난해 12월 유인 우주선 시험 발사에 나섰으나 ISS 도킹에 실패하면서 스페이스X에 뒤처진 상태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돈을 내고 ISS까지 다녀오는 상업 우주여행의 현실화 가능성이 성큼 앞당겨질 전망이다. 7인승 크루 드래건의 좌석 구매 의향을 보이는 기업들이 이미 등장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9월 달과 화성을 겨냥한 유인우주선 스타십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리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 오리진 등 다른 전 세계의 다른 민간기업들도 민간우주여행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NASA의 짐 브리덴스타인 국장은 이번 발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브리덴스타인 국장은 뉴욕타임스에 “미국 전체가 우리의 밝은 미래를 지켜볼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