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의 '디지털뉴딜']중소기업 글로벌화 그리고 디지털뉴딜이 그리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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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끝 모를 팬데믹 고통 속에 방역 모범 사례로 대한민국이 세계 언론에 끊임없이 언급된 덕이다. 진단키트와 같은 방역 물품 수출 증가는 당연한 일이고, 간편식·청정가전·위생용품 등의 수출도 급증했다. 삼성·LG·현대 등 대기업이 수출을 통해 선봉에 섰고, K팝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브랜드를 널리 알려왔다. 이제는 코로나19를 극복해 가며 국가 이미지 자체가 믿을 수 있는 선진국으로 각인되고 있다.

이 같은 효과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산업 분야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중소기업 환경은 그렇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의 98%가 해외 진출 확대와 수출 다변화를 바라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역량이 미흡하다. 그동안 중소기업 역량 강화 방안을 '디지털 뉴딜' 시각에서 여러 각도로 언급해 왔으니 오늘은 글로벌화를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한다면 글로벌 시장이 본격 열릴 것이다. '코리아 프리미엄'을 글로벌 진출 기회로 잘 살려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활용해 해외 바이어와 접촉, 수요가 명확한 바이어와 매칭, 해외 전시회 참가 등 인·아웃 바운드 교류를 극대화해야 한다. 중소기업 차원에서 '코리아' 마케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명확한 정보 제공 및 인공지능(AI) 기반의 적합 기업 매칭 등 다각도의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기회가 있어도 해외 마케팅 전문 인력이 부족, 빨리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원하는 플랫폼이 있지만 제조 중심, 빅데이터 기반이다 보니 활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서비스업 및 스타트업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시장 예측, 수요자 탐색, 마케팅 서비스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AI 기반 예측 시스템으로 수출 플랫폼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12회 연재를 이어 오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일상으로의 복귀는 멀기만 하다. 다들 예전 모습으로의 복귀를 꿈꾸지만 코로나19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보호무역주의 대두, 언택트 경제 부상, 세계화 쇠퇴,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리쇼어링 가속화, 비대면 문화 확산 등 어떤 방향이 될지 모르지만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예전과 다르게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이 모든 변화를 추동하는 것은 디지털이다. 디지털을 떠나 코로나19 이후를 상상할 수는 없다. 전 세계가 디지털 기반 선진 시스템과 수준 높은 의료 체계, 시민 의식이 결합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우리를 통해 똑똑히 봤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압력은 더욱 가속될 것이다. 변화에 저항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2020년은 4차 산업혁명의 진정한 시작점이다.

지난 1998년 국민의정부가 단행한 대규모 정보통신기술(ICT) 투자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대응 역사는 조금 다르게 쓰였을 것이다. 2020년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유일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것은 그때부터 시작된 ICT 인프라와 기술 역량이 바탕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 또한 같은 맥락이다. 내일의 역사를 다르게 쓰기 위함이다. 양극화, 지역 불균형, 일자리 부족, 초저출산과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개인 생각으로 디지털 뉴딜에는 '우리가 기준이고 우리가 모범 답안인 2020년의 대한민국'이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의 경험이 함께하고 있다.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세상, 성장의 과실이 고루 나뉘는 사회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고 믿으며 연재를 마친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ksnoh114@kp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