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억만장자된 과학자... 알고보니 투자고수

10년전 모더나 500만달러 투자해 8억7000만달러로
"과학자 투자성공 낮아. 아는 곳에 투자. 난 타율높아"
모더나 외 생명공학 회사 3곳 투자 10억달러 자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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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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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시 스프링어 하버드대 교수/하버드대 홈페이지 캡쳐

10년 전.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이자 투자자인 티머시 스프링어(Timothy Springer) 교수는 막 창업한 바이오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바이오 회사 모더나(Moderna)다. 10년이 지난 지금 스프링어 교수는 억만장자가 됐다.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경제·사회가 멈췄지만 스프링어 교수는 코로나 덕분에 억만장자가 됐다.

◇10년전 모더나에 500만달러 투자→8억7000만달러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모더나 주가는 이번 주에만 12% 상승했다. 포브스는 모데나 지분 3.5%와 생명공학 소규모 회사 3곳의 지분을 가진 스프링어 교수의 재산을 10억달러로 추정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7일 스프링어 교수를 단독 인터뷰했다.

72세 스프링어 교수는 인터뷰에서 “나의 철학은 가장 잘 아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고, 나는 과학자”라면서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과학자가 창업에 나서지만, 실제 성공하는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며 “나는 적극적인 투자자이고, 아주 엄격한 과학자여서 (투자에 성공) 타율이 매우 높다”고 했다.

모더나는 2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은 코로나 첫 백신으로 개발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지난 3월 16일 시애틀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임상을 시작했다. WHO가 3월 11일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모더나 주가는 3배 올랐다.

◇1993년 생명공학회사 창업해 상장… “창업은 부업”

스타트업 투자를 부업으로 하는 스프링어 교수는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로서 1977년부터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가 기업가로서 첫 면모를 보인 것은 1993년 생명공학회사인 '로이코사이트(LeukoSite)'를 설립하면서부터다. 1998년 상장됐고, 1년 뒤 6억 3500만 달러에 밀레니엄 제약사에 매각했다. 스프링어는 1억 달러어치의 밀레니엄 제약사 지분을 받았다.

스프링거 교수는 2010년 모데나의 창업 투자자인데 당시 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초기 투자금은 8억 7000만달러로 불었다.

포브스는 “스프링어 교수는 코로나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모더나의 ‘mRNA 기술’이 백신 개발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었다”고 했다.

◇77세 교수 “돈엔 관심없어. 요즘도 자전거타고 연구실로”

스프링거 교수는 “모더나 기술이 전염병 예방에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일찍부터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스프링어 교수는 모더나 투자로 ‘대박’을 쳤지만 이미 그는 3개의 소규모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셀렉타 바이오사이언스(Selecta Biosciences) 등이다.

그는 “나는 재산에 개의치 않고 여전히 매일 자전거를 타고 케임브리지 연구실에서 연구한다”며 “나의 유일한 사치품은 집인데 정원 가꾸기와 돌 수집이 중요하고 돈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재산을 과학계에 돌려주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2017년에는 단백질 과학 연구와 생명공학 기업가를 돕는 독립 비영리단체인 단백질혁신연구소(the Institute for Protein Innovation)를 설립하기 위해 1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스프링어 교수는 생명공학 분야는 앞으로도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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