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효, 17년 만 스릴러 귀환 "어두운 캐릭터에 끌렸다"
by 뉴시스입력 2020.05.27 17:40
"늘 밝은 이미지나 밝은 캐릭터를 많이 했었다. 유진의 어두운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어서 잘 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영화 '침입자'로 약 17년 만에 스릴러 장르로 돌아온 송지효의 소감이다.
27일 서울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침입자' 간담회에는 송지효와 손원평 감독, 배우 김무열이 자리를 함께 했다.
실종됐던 동생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가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25만부 베스트셀러 소설 '아몬드'의 작가로 잘 알려진 손원평 감독은 이 작품으로 장편영화 데뷔에 나선다.
손 감독은 "이렇게까지 데뷔가 늦어질 줄은 몰랐다. '아몬드'를 쓸 때는 출산을 한 직후였다. 늘 창작자로서 갖고 있는 여러가지 단상이나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집은 편안함을 주는 장소다. 개인적인 공간에 낯선 누군가가 침입한다면, 일상에 균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 공포는 순식간에 우리를 잡아먹어버린다.
'침입자'는 일상적인 공간과 관계의 균열을 짚은 영화다. 손 감독은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개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살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가장 친밀하지만 가족은 많은 비밀을 담고 있다. 어둠이 담긴 곳일 수도 있다. 가족에 대한 믿음도 허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나와 삶의 가치관이 다른 사람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영화다. 캐릭터들이 역방향으로 변해가는 구도를 갖고 있다. 우위에 있었던 인물이 약해지고 평범했던 인물이 강해지면서 계속 변화를 겪는다."
또 손 감독은 "가족 개념이 많이 해체되어 가고 있다"며 "모두 가족 안에서 살고 있지만, 항상 내편이고 따뜻하게 살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그게 아주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이루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송지효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 김무열은 동생을 의심하는 오빠 '서진'을 연기했다.
서진은 25년 전 사라진 동생이 돌아오길 기원하며 당시의 집을 그대로 구현한 건축으로 업계의 인정을 받은 건축가다.
서진 앞에 사라진 유진이 다시 나타난다. 유진은 25년 만에 만난 가족들 사이에서 다정하고 상냥한 성격으로 적응해나가지만, 서진은 어딘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만 같은 유진을 경계한다.
송지효는 "욕심이 났었던 캐릭터였다. 영화를 보고 나니 많이 후회가 된다. 나의 연기보다 김무열의 연기가 너무 멋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내가 조금 더 잘 했었으면 더 대립관계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내가 그간 해오지 않았던 캐릭터이고, 느낌적으로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김무열은 "배우가 새로운 얼굴을 찾는 건 흥미롭고 기대되는 일"이라며 "신경증에 시달리고 있는 캐릭터이다보니 그 부분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다. 다양한 환자들의 증상이나 그 사람들이 어떻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등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직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호흡이 긴 소설도 집필하다보니 전체적인 톤을 짚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영화는 다음달 4일 개봉한다.
손 감독은 "코로나 시대에서 극장이 오랫동안 쉬었고, 관객들이 극장이라는 공간에 못 온지 오래됐다. 제작진의 한 명으로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조마조마한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개봉하는 영화들에게 우리 영화가 좋은 선례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무열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물리적 거리는 많이 벌어져 있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서 서로 많은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저희의 일터, 삶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 관객들이 한 분이라도 극장에 오신다면 우리는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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