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 "나는 조주빈 하수인...협박당해 어쩔 수 없었다"(종합)

첫 재판서 변호인 "성기 사진 찍어보내자 신상 털어 협박"
"수평관계 아닌 상하관계…범죄단체라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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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왼쪽) 강훈(오른쪽)© 뉴스1

여성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인 닉네임 '부따' 강훈(19)이 첫 재판에서 "조씨에게 협박을 당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하수인이었다"며 자신도 조씨 범행의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27일 강씨의 1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강씨는 이날 녹색 수의 차림에 흰색 마스크를 쓴 채 입장했다.

변호인은 우선 "피고인은 이런 중대한 범죄에 가담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고 후회하고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공소사실에 대해 말하기 전 가담 경위를 먼저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변호인은 "조씨가 자신의 지시에 완전 복종하면서 일할 하수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그 하수인이 피고인 강씨라는 게 변호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이던 강씨가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텔레그램에서 음란물을 보다 '박사방'을 운영하는 조씨를 우연히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씨에게서 개인메시지를 받은 조씨는 "돈이 없으면 성기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했고, 이에 강씨는 자신의 성기를 찍은 사진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약 30분 뒤 조씨가 강씨 이름과 SNS를 찾아 캡처 사진을 찍어 보내면서 "네가 야동방 들어오려고 한 거 SNS에 뿌리겠다"고 협박을 했다. 강씨는 조씨에게 "한번만 봐달라"고 했으나, 조씨는 "내가 시키는대로 말 들으면 봐 주고, 아니면 퍼뜨리겠다"고 위협, 어쩔 수 없이 조씨가 시키는대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조씨가 당시 '사람 죽이는데 얼마가 들 것 같냐. 500만원, 1000만원 든다. 너희 목숨값도 마찬가지다'라며 강씨에게 '박사방' 관련 일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조씨 협박에 이끌려 이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협박 과정에 조씨 여자친구인 김모씨 진술, 피해자들의 상황, 공범으로 엮인 피해자들의 진술을 보면 거의 이런 식으로 조씨가 사람을 이용해 이 사람들을 (범행에) 끌어들인 것처럼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호인은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조씨와 공모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과 아동·청소년 피해자 협박·추행, 성적 수치심을 주는 강요, 성적학대 행위를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씨가 자신의 영업 노하우가 알려지면 다른 경쟁자가 나타날 것을 대비해 공모자들에게도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조씨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공소사실 중 강씨가 텔레그램 유료 박사방을 만들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만든 적이 없고 조씨가 이미 만든 방에 피고인에게 관리권한을 주고 일을 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조씨에게 성착취 범행자금으로 제공된 암호화폐를 환전해 약 2640만원을 전달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씨 지시를 받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제추행, 일부 불법촬영물 배포, 강요, 협박, 범죄수익은닉 관련 혐의도 부인했다.

다만 조씨와 함께 박사방을 관리하고, 영리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음란물 판매·배포·제공한 혐의,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상대로 한 사기 혐의, 단독범행인 '딥페이크' 사진 관련 혐의 등은 인정했다.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에 대해 "피고인이 이 사건 가담에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는 점, 조씨의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당시 만18세 청소년이었던 점, 또 이미 국민 전체에 신상이 공개돼 다시 범행할 가능성이 적은 점 등을 고려해달라"며 부착명령은 기각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6월24일 조씨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공익근무요원 강모씨와, 전 경남 거제시청 소속 8급 공무원 천모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조씨는 제일 마지막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강훈도 정말 나쁜 짓 한 것 맞다"면서도 "다른 공범들의 가담 경위를 보면 (강훈이) 본인 의지와 상관 없이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 있었다는 것을 재판에서 소명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범죄단체 적용 여부에 대해서 "(조씨와 공범 사이) 상하관계는 있는데 수평관계가 없지 않냐"며 "범죄단체가 되려면 수익금을 나눠가지는 체계와 목적이 있고 조직이 었어야 하는데, 이걸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지"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씨의 공범으로 지목돼 재판을 받고 있는 한모씨(26)의 재판에서  "범죄단체 의율과 관련해 박사방과 관련된 피의자 2명이 며칠 전에 구속됐다"며 내달 중 '박사방' 관련 피의자들을 범죄단체조직죄로 의율해 추가기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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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검찰은 지난 6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제작배포 등 11개 혐의로 강씨를 구속기소했다.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 혐의를 비롯해 △청소년성보호법상 강제추행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등 이용촬영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강요 △협박 △사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침해 등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다.

경찰이 송치한 혐의 9개 중 강요미수는 빠졌고, 청소년성보호법상 강제추행과 아동복지법 위반, 서울북부지검에서 이송된 '딥페이크' 사진 유포 관련 명예훼손 혐의가 추가됐다.

강씨는 조씨와 공모해 지난해 9~11월 아동·청소년 7명, 성인 11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영리목적으로 텔레그램에서 판매·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피해자 A씨를 협박해 새끼손가락 인증사진을 전송받고, 같은해 11월 피해자 B씨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전신노출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취지의 협박을 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해 11~12월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조씨는 판사, 강씨는 판사의 비서관인 것처럼 행세하며 유리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2차례에 걸쳐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조씨에게 성착취 범행자금으로 제공된 암호화폐를 환전해 약 2640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지난해 6~10월 SNS에서 알게 된 타인의 생년월일을 이용, 비밀번호 찾기 기능을 통해 25회에 걸쳐 특정 사이트에 무단 침입하고 12명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7~8월 SNS에서 알게 된 피해자 C씨 얼굴에 타인의 전신노출 사진을 합성한 뒤 C씨인 것처럼 가장해 SNS에 이 '딥페이크 사진'을 음란한 말과 함께 올린 혐의도 있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