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라임 배드뱅크’ 대주주 맡을 듯

신한금융이 라임자산운용 부실 펀드의 피해자 배상과 투자금 회수 등을 위한 ‘배드뱅크’의 대주주를 맡게 될 전망이다. 라임 부실 펀드는 개별 금융사별로 우리은행이 가장 많이 팔았지만,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를 합하면 그룹사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가장 많다. 배드뱅크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에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이 서로 대주주 자격을 맡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결국 판매액이 가장 많은 신한금융이 총대를 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 펀드 판매사들은 하루 전인 지난 26일 배드뱅크 출범 준비를 위한 최종 협상을 벌여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이 기자단 서면 간담회에서 “배드뱅크를 5월 중 설립한다”고 공언하는 등 금융권 안팎의 압박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주주 자격은 지주사가 아닌 신한은행과 신한금투가 공동으로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배드뱅크 설립을 앞두고 회사 이미지에 좋지 않을 것을 우려한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이 막판까지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 금융사별로 라임자산운용 판매 규모는 우리은행이 3577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그룹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이 2769억원, 신한금투가 3248억원으로 신한금융이 가장 많다.

운용사 형태로 설립되는 배드뱅크는 라임 펀드의 투자자산 회수만을 목적으로 6년 안팎 기간동안 운영될 전망이다. 펀드 판매사들 대부분 참여하며 라임 펀드 중에서도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FI D-1호, 크레디트인슈어런스(CI) 1호 등 4개 모펀드에 돈을 태운 173개 자펀드가 배드뱅크로 이관된다. 전체 1조6679억원 규모다. 배드뱅크는 금융당국의 심사 및 승인 절차 등을 거쳐 오는 8월 출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배드뱅크의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제재 절차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