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1위 '그랜저'…베스트셀링카 역사 다시 쓴다

적수가 없다. 그랜저가 베스트셀링카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부분분경 모델 출시 이후 압도적 판매량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자동차 내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저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한 4만8500대를 판매했다. 이달 중 6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차가 올해 판매 목표로 제시한 11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월평균 판매량은 1만2000대 이상이다. 특히 물량 늘어난 3월 1만6600대, 4월 1만5000대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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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그랜저.>

현대차 1~4월 내수 판매는 23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 하락세(26.7%)와 비교하면 선방했다. 현대차 모델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내수 판매가 늘어난 것은 그랜저(26.1%), 넥쏘(233.6%), 아이오닉(3.4%) 3종에 불과하다. 사실상 판매 비중이 높은 그랜저가 내수 판매를 견인한 셈이다.

앞서 신형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4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사전계약에서 3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그랜저 판매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현대차가 수출을 줄이고 내수 물량 확대에 집중하면서 물량 공급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판매점 관계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도 증가에도 그랜저를 찾는 고객이 꾸준하다”면서 “출고량이 늘어났음에도 그랜저를 계약하면 트림에 따라 최대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랜저 독주가 계속되는 것은 기아자동차 K7을 제외하면 국산차나 수입차 동급 가운데 그랜저에 대적할 상대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쟁 모델인 K7은 1만7000대 이상을 출고하며 순항했지만, 그랜저 아성을 넘진 못했다.

수입차 경쟁자도 기세가 꺾였다. 그랜저 수요를 흡수하던 3000만~4000만원대 수입 중형 세단인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판매는 크게 줄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캠리는 전년 동기 대비 85.5% 급감한 681대, 어코드는 절반 이상 줄어든 89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준대형 세단 단점인 연비를 강화한 그랜저 하이브리드 인기도 뜨겁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올해 들어 4월까지 9775대가 팔리며 1만대 고지를 앞뒀다. 하이브리드차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실적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는 16km/ℓ 수준이며 가격은 3646만~4432만원이다.

업계는 현재 판매 추세라면 올해도 그랜저가 4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국산차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년간 그랜저는 연간 판매량은 2017년 13만2080대, 2018년 11만3101대, 2019년 10만3349대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