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코스닥으로 이사 중... 역대 3위 순매수 기록

27일 코스닥에서 개인 순매수 4318억원으로 역대 3위
개미들의 러브콜은 '셀헬'에 집중... 전체 금액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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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7 16:00 | 수정 2020.05.27 16:49

27일 한국 증시는 코스닥으로 이사하는 개미들의 긴 행렬이 눈에 띄는 하루였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0.62% 하락한 724.59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주가가 내릴수록 개인들의 매수 열기는 더욱 불타올랐다. 이날 개인들의 코스닥 순매수 금액은 4318억원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코스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지난 2018년 1월 4일 역대 1위 (4487억원)와 2위 기록(2018년 1월 9일, 4339억원)에 살짝 못 미치는 아쉬운 3위였다. 당시 문 정부는 중소기업과 벤처 육성을 경제 정책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고,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란 기대감에 코스닥이 활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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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만 올인하던 개미들이 변하고 있다. 27일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들의 순매수 금액은 4318억원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소형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코스닥은 전체 시가총액이 267조원으로, 코스피의 20% 수준”이라며 “개인들의 순매수 금액이 4300억원이라는 말은 코스피에선 2조원 어치 주식을 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코스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매서운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2900억원 넘는 규모의 코스닥 주식을 팔아치웠고, 기관도 1270억원 넘게 현금화했다.

한편, 이날 개인들의 코스닥 이사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 블록딜(시간외 주식 대량매매) 이슈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전날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요 주주인 JP모건 계열 원에쿼티파트너스는 최대 3500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블록딜로 주식 물량을 받은 매수자들은 2000억원 규모의 주식 물량을 시장에 내다 팔았고, 이 때문에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전날보다 4.5% 하락한 8만74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개인들은 외인 물량을 그야말로 거의 전부 받아냈다.

이날 코스닥에서 전체 개인 순매수 금액의 48%인 2048억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집중됐다. 코스닥에서 개인 순매수 금액 2위는 셀트리온제약으로 규모는 약 82억원이었다. 재밌게도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모(母)회사인 셀트리온은 이날 개인 순매수 금액이 99억원에 불과했다. 개미들의 특별한 셀헬(셀트리온헬스케어의 약자)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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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62% 내린 724.59로 마감했다. 이날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회사인 셀트리온의 독점 유통 회사다. 올 1분기(1~3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3569억원, 영업이익 558억원, 당기순이익 7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494%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 역시 1분기 만에 지난 한 해 동안 달성한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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