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채널A 조사보고서 발표…방통위 "면밀히 살펴보겠다"

채널A, 자체 진상조사위 보고서 발표
조사위 "기자 개인의 자발적 취재…상급자 지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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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가 기자 개인의 '취재윤리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검찰과의 연결고리를 지적한 '검언유착'의 근거는 없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 2020.4.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검언유착' 논란을 일으킨 채널A가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근 재승인 심사때 이례적으로 철회권 유보 조건까지 붙이며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5일 채널A는 자사 홈페이지 우측 배너를 통해 53쪽 분량의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기자 개인의 '취재윤리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검찰과의 연결고리를 지적한 '검언유착'의 근거는 없다는 내용이다.

앞서 채널A는 자사 사회부 법조팀 소속 이모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고위 검찰 관계자와의 친분을 거론하며 이철 벨류인베스트먼트 코리아 전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자체 조사위 "스마트폰·노트북 포맷으로 4월1일 이전 기록 확보 못해"

이에 채널A는 지난달 1일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위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문제가 된 이기자의 신라젠 취재는 회사의 개입이 없는 '자발적인 취재'였으며, '검찰 관계자'도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위는 보고서에 "관련자들의 진술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 이메일, 통화 및 문자메시지 발신 기록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이 기자에게 신라젠 취재에 착수하라고 상급자가 지시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막상 조사위는 논란이 된 해당 취재가 시작된 지난 2월5일부터 취재중단을 통보한 지난 3월23일까지의 카카오톡, 통화녹음 파일 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이 기자는 4월1일 조사위 제출 전 노트북PC를 포맷하고 휴대전화 2대를 모두 초기화했다"며 "외부 전문업체에 포렌식을 의뢰했지만 녹음파일이나 녹취록 관련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4월1일 이전 사회부장·차장·이 기자 간 카카오톡 대화내용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복구되지 않았다.

결국 조사위의 이번 조사 결과는 간접 증거, 정황 증거, 사내 관계자 진술 등으로 밖에 확인할 수 없었던 셈이다.

조사위는 이번 사안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여겨졌던 이 기자가 녹음한 검찰 관계자와의 녹음 파일도 발견하지 못해 "녹음파일 및 녹취록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만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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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이 지난 4월20일 채널A 재승인 의결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방통위 "보고서, 신중하게 검토 중…검찰 수사 포함 종합적으로 볼 것"

현재 이번 사안의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채널A 자체 조사위의 보고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20일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채널A의 '4년 재승인'을 의결하며 "내부 조사 결과나 수사 결과를 통해 방송의 공적책임, 공정성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가 확인될 경우, 재승인 취소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이례적인 '철회권 유보' 조건을 붙인 바 있다.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채널A 자체 조사위의 보고서가 추리소설처럼 섞인 내용이 많아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하면 추가 자료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국장은 방통위의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조치를 할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끝난 뒤에야 이야기할 수 있다"며 "이번 보고서만으로 (재승인 취소 조치의) '철회권 유보' 등을 이야기하기는 힘들고,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한편 채널A는 조사위 보고서에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채널A 성찰 및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향후 채널A는 △취재윤리에디터 도입 △검찰 출입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익명 취재원 검증 원칙 마련 △채널A 취재 윤리 규칙 신설 및 직무교육 강화 △관련자 징계 △공정성·취재윤리 검증 자문회의 운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