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강력처벌 하라더니..."대체,왜,어째서,또 탁현민인가"
여성계 반발
"n번방 엄벌하겠다던 청와대
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
by 원선우 기자입력 2020.05.27 15:32 | 수정 2020.05.27 17:14
청와대 탁현민 의전비서관 내정자의 ‘승진 복귀’에 대해 여성계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는 27일 ‘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라는 성명을 내고 “탁현민의 청와대 복귀는 ‘n번방 엄벌’ 등 성차별과 성폭력을 끝장내자는 여성들의 외침을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탁 내정자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선임행정관에 기용됐으나 과거 저서 등에서 나타난 왜곡된 성의식으로 비판받았다. 그는 2007년 저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내 성적판타지는 임신한 선생님’ ‘첫 성 경험,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서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 ‘친구가 “나 오늘 누구랑 했다” 그러면서 자랑을 하면, 다음 날 내가 그 여자애에게 가서 “왜 나랑은 안해주는 거냐?”고 해서 첫 경험을 했다’ ‘그렇게 공유했던 쿨한 여자’ 등의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됐다.
또 ‘남자마음설명서’(2007)에선 ‘등과 가슴에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건 남자 입장에서 테러 당하는 기분’ ‘짧은 옷 안에 뭔가 받쳐 입지 말라’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등의 표현을 썼다. ‘상상력에 권력을’(2010)에선 서울의 성매매 집결지를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지칭했다. 이에 문 대통령 집권 초기부터 여성계와 야당, 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지만 직을 유지했다. 당시 탁 내정자는 “10년 전 저의 부적절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여세연은 “강간문화에 일조한 사람이라도 남성권력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만 하면 얼마든 공적인 영역에서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여성시민들과의 약속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이라는 국정과제가 거짓말이 아니라면 ‘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라는 질문에 청와대는 그를 내정하지 않는 것으로 답해야 한다”고 했다.
여세연은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에 가담한 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무엇이었나. 술자리 ‘농담’, 단톡방 성희롱,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는 현재에도 공기처럼 존재하며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그 위협 속에서 생존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일상을 살아가겠다는 여성들의 절규에 응답하는 것이 강간문화를 거짓말이라며 옹호한 개인을 공직에 두는 것이라면 이는 성폭력·성착취 문제해결의 의지 없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시민이자 시민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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