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패스트트랙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 권한침해 아니다"
사개특위 원활 운영 위한 것…정당성 인정돼
by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지난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과정에서 일어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사보임(辭補任·상임위 이동)은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이 "법률안 심의·의결권을 침해받았다"며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기각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여야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와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대치했다.
오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법안에 반대입장을 보이자 지난해 4월 25일 당시 바른미래당 대표의원이었던 김관영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바른미래당 소속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을 오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로 개선할 것을 요청했고 문 의장은 이날 사개특위의 바른미래당 의원을 채 의원으로 개선했다.
오 의원은 이같은 사보임 때문에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며 문 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위원회 위원의 선임 또는 개선은 위원회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로서 신속성과 효율성을 고려할 필요성이 큰 국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라며 "국회의장이 구체적인 사안마다 국회의원의 의사와 개선의 필요성 등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해 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개선하게 되면 특별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개별 국회의원의 의사를 조정하기 위한 기준을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정하게 돼 국회의원의 권한을 제약하고 국회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의 의사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각 정당의 의사를 반영한 사법개혁안을 도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결정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법 위배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법 48조6항 중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부분은 해당 위원이 '위원이 된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부분이 선임 또는 개선된 때로부터 '30일'동안 개선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의원은 제364회 국회(정기회) 회기중이었던 2018년 10월18일 사개특위위원으로 선임되었으므로 그로부터 30일이 지난 2018년 11월17일 이후에는 개선될 수 있었다"며 "오 의원에 대한 개선행위는 2019년 4월25일 이루어졌으므로 국회법 48조6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오 의원에 대한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에서 특정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대상안건지정동의안을 가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에 반대하는 오 의원을 심의·표결 절차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요청된 것으로서 오 의원의 사개특위에서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정당기속성이라는 정치현실의 이름으로 이를 허용하는 것은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리를 부정하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틀을 뛰어넘는 원칙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이날 나경원 의원 등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100여명이 "국회의장이 임시회 회기 중 오 의원을 사보임한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며 문 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사건에 대해서는 "오 의원에 대한 개선행위로 권한을 침해받았거나 침해받을 현저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하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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