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V자 회복'…숨은 주역은 공매도 금지

공매도 금지후 코스피 18.3%·코스닥 44.5%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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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코스피가 두달 반만에 2000선을 돌파하며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5.18포인트(1.76%) 오른 2029.78에 마감했다. 2020.5.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코스피 지수가 두달 반만에 2000선을 회복하는 등 한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를 극복하고 V자 반등에 성공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들의 부각 등 여러가지 동력이 있었지만 V자 반등의 숨은 주역으로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꼽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발 폭락장 극복을 위해 공매도가 6개월간 전면 금지된 지난 3월16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1714.86에서 2029.78로 314.92p(18.3%) 상승했다. 코스피가 2000선 위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 3월6일(2040.22) 이후 두달 반만에 처음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504.51에서 729.11로 224.6p(44.5%)나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9년 5월15일(729.60)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융위는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불안심리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3월16일부터 오는 9월15일까지 6개월간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떨어지는 게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이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자금력과 신용도도 달려 공매도 거래에서 소외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로 주가가 급락해 개인만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많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공매도도 함께 늘어난다. 실제 지난해 3180억원 수준이던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올해 1~2월에는 4528억원까지 늘었으며, 금지조치 직전인 3월12일에는 8722억원까지 급증했었다.

주가가 V자 반등에 나선 데는 공매도 금지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간 공매도의 주타깃으로 꼽혔던 바이오주가 포진한 코스닥의 경우 코스피보다 반등세가 더욱 가팔랐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위는 모두 바이오주가 독식하고 있다.

이 참에 개인투자자 권익보호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는 이르면 다음달 국민검사청구제도를 통해 공매도 시장조성자의 위법·편법 사례 적발을 위한 시장조성자 제도 전반의 운영 실태를 들여다봐달라고 금감원에 요청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 증시가 V자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조기에 해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정 주가를 형성한다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없어지면서 시장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공매도를 금지했던 다수의 유럽 국가는 지난 18일부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국내 주식시장이 정상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