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상털기' 경계 속 신중론 고수…"윤미향, 곧 입장 밝힐 것"

이해찬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 안돼…본질 무관한 과장 보도 많아"
송갑석 대변인 "윤, 지도부와 조율은 없어"…김해영 최고 "당차원 진상조사" 소신 발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27일 윤미향 당선인 관련 의혹에 대해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하며, 신상털기에 굴복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해영 최고위원은 당 차원의 신속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 관련 의혹에 대해 "잘못이 있으면 고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사실에 기반해야지,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이어 "관계당국은 최대한 신속히 사실을 확인해주고, 국민들도 신중하게 지켜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또 언론 보도와 관련해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부분이 매우 많다. 특히 본질과 관련이 없는 사사로운 일로 대부분 과장된 보도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예의주시 중이지만 이런 식으로는 성숙한 민주사회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의연과 관련된 활동에 많은 논란이 있다. 30년 운동하면서 잘못도 있고 부족함도 있을 수 있다"며 "그렇다 해도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삶을 증언하고 여기까지 해 온 30년 (정의연) 활동이 정쟁의 구실이 되거나 악의적인 폄훼, 과도하게 악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일본 언론에서 특히, 대단히 왜곡된 보도를 많이 한다고 한다"고도 꼬집었다.

윤 당선인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남인순 최고위원은 "그동안 해온 (위안부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 운동 등) 운동방식을 다변화하고 회계절차 등을 더 투명하게 하는 것에 대해 성찰하고 개선하겠다"면서도 "이번 일로 헌신해온 여성 인권운동 역사가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 최고위원은 "위안부 인권운동은 세계적 여성 인권운동으로 이제는 국가가 위안부 피해와 관련해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제는 민간단체가 감당해온 피해자 지원활동을 넘어서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역사교육을 해나가겠다"며 민간단체 차원을 넘어선 국가적 책임을 강조했다.

남 최고위원은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봤다"며 "고령의 몸을 이끌고 고통스러운 과거를 소환한 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 방향에 대해 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며 "위안부 피해 해결을 위한 조속한 방안이 나와야 하고, 이 부분을 책임감 갖고 현실적으로 해결해 가야 한다는 제안에 집권여당은 응답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소신 발언'을 계속해온 김해영 최고위원은 "당에서도 검찰 수사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 차원의 신속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당 차원의 공식 대응을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형사상 문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해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결 확정까지 판단을 보류할 수 있지만 정치적인 영역은 다르다"며 "윤 당선인과 관련한 의혹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 의해 제기됐고, 사회적인 현안이 된 만큼 윤 당선인의 신속하고 성실한 소명이 필요하고, 당에서도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이 공개 석상에서 윤 당선인의 소명과 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을 엄호하던 기류에서 한발 물러서, 본인 입장 발표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정도로 기류가 다소 변화했다.

송갑석 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과 가까운 일부 의원 몇 분이 접촉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와 조율은 현재 없다"며 "윤 당선인이 이번 주가 될지 다음 주가 될지 모르겠지만 입장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정도가 지금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말"이라고 선을 그었다. 

송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 방식으로 입장을 밝힐지 여부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윤미향이) 당선인 신분이었지만 이제 의원이 되는 것이고 등원해야 할 시점이 되니 당내에서도 본인이 의견을 밝혀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일부 여론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조만간 입장발표가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다만 당의 공식 입장을 요구하는 질의에 "이해찬 대표가 다시 한번 확인해주시는 것"이라고만 했다.


seei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