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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17시간 만에 검찰 조사 마치고 귀가… “보고·지시 없었다” 혐의 부인

검찰 “추가 소환 등 결정 안 돼”…재소환 가능성 삼성의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으로 26일 검찰에 출석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시간 만인 27일 오전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전날 오전 8시쯤부터 이 부회장을 불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 등을 둘러싼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오후 9시까지 검사와의 질의응답을 통한 조사를 마친 이 부회장은 27일 오전 1시 30분까지 조서 열람을 한 뒤 검찰청사를 떠났다.

검찰은 2018년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삼성의 불법 승계 의혹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보다 한 달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의혹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2015년 5월 공식화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 등 일련의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부회장이 당시 합병 과정에 얼마나 관여했고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과 어떤 지시와 보고를 주고받았는지 집중적으로 물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도 회계 부정 등 고의로 주가를 떨어뜨리거나 조작한 일이 없다면서 이른바 ‘승계 프레임’도 검찰이 확대한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필요하면 이 부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소환조사 여부와 일정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한 만큼 앞서 옛 미전실 관계자 등 핵심 인사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종합해 이 부회장을 다시 부를 가능성도 높다.

이 부회장은 오전 1시 40분쯤 귀가하는 차량에서 취재진을 보자 창문을 연 채 마스크를 잠시 벗고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