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기저귀 마스크 쓰라?”…미국 맥도날드 노동자들 파업

by
http://img.khan.co.kr/news/2020/05/27/l_2020052701003155300247241.jpg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는 이스트베이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개 기저귀로 만든 마스크를 쓰라고 한 것으로 알려진 오클랜드의 맥도날드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파업에 돌입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스트베이타임스 화면 갈무리

미국에서 일하다가 코로나19에 걸린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안전한 일터’를 요구하는 파업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한 맥도날드 직원 4명이 일하다가 코로나19에 걸리자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고 현지 언론 이스트베이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코로나 안전대책을 요구하자 사측으로부터 “개 기저귀로 만든 마스크를 쓰라”는 답을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부인했다. 파업에 참여한 델리마 바르가스씨는 “맥도날드가 우리를 개처럼 다뤘다”며 “햄버거를 만들다 죽고 싶지 않아서 파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본사가 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매장 4곳에서 일하던 노동자 5명과 가족들로부터 지난 19일 코로나 대응 미흡으로 피소당하기도 했다. 손 세정제나 보호장비, 안전교육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지난 한 달간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 안전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와 소송전이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우버 운전기사 3명과 뉴욕 택시 노동자연합은 지난 25일 실업수당 등을 지급해달라며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를 고소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11일엔 우버 기사 100여명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우버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우버 본사가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안(AB5) 폐지를 위한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버 노동자들은 이 법안 덕분에 개인사업자가 아닌 노동자로 분류돼 최저임금, 실업수당 등 노동법을 적용받는다.

앨라배마주에 있는 한 미군용 마스크 공장에서 지난달 노동자들이 코로나19에 걸려 파업을 벌였다. 텍사스주에서는 지난 1일 화물운전기사 수백 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화물 운임이 마일당 2~2.5달러에서 0.5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도 노동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이번 (코로나19) 싸움의 최전선에 있는 미국인들은 경솔한 소송으로부터 강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 면제를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의 제안이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돕고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