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캘란 '위장 폐업' 둘러싼 끊임 없는 의혹…세무조사 회피 목적?
위장 철수 논란이 일었던 영국 위스키 업체 에드링턴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나오고 있다.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 위장폐업' 의혹과 퇴직 위로금을 줄이기 위한 '비윤리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전 직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증언에 따르면 세무당국이 위장폐업 사실이 밝혀질 경우 신설 법인의 허가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 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익명의 에드링턴코리아의 전 직원 A씨는 “회사가 관세청 과징금 처분을 받은 뒤 추후 세무조사 받을 것을 염려해 법인 철수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수년 간 수입신고가를 낮게 신고해 2018년 말 인천관세청으로부터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뒤 세무조사까지 받을 경우를 대비해 서둘러 법인을 철수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재경 책임자가 관세청 과징금 처분을 맞은 후 '세무조사를 받지 않은지 오래 돼 추후 국세청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며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법인을 철수하고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맥캘란 판권을 보유한 신생 법인인 '디앤피 스피리츠'의 대표이자 전 에드링턴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던 노동규 전 대표가 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노 전 대표는 법인 철수를 결정하기 전인 지난해 가을부터 사무실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이전 할 사무실을 물색해왔다”며 “현재 디앤피 스피리츠가 영업중인 곳도 당시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인 점을 볼 때 신생 법인 회사 사무실을 알아 본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1월 철수 발표 후 노 전 대표는 몇몇 직원들을 불러 “추후 같이 일 할 수 있으니 그리 알고 있어라”라는 식의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2월 말 법인 철수 후 에드링턴코리아의 특정 직원들을 호출해 지역별 출고 및 판매 자료 작업 등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향후 사업 개시를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위장 폐업 의심 사례로 해당되는 기존 사업장을 폐업 후 신생 회사를 설립할 당시 대표자 동일 여부와 기존 직원들 이직 여부 사례에 해당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전직 직원 B씨는 “현재 국세청에서 (신설 법인의)허가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철수 전 직원들을 고의로 해고해 위로비를 절감하고자 한 의심이 들어 노동부에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에드링턴코리아는 2월 법인 철수를 공식화하기 전 노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신생 법인에 '맥캘란' 독점 유통 판권을 넘겨 위장 철수 의혹이 일었다. 노 전 대표는 법인 철수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인터넷 도메인을 등록하는 등 맥캘란 판권 확보를 사전에 준비한 정황 때문이다.
사정당국과 주류업계에서는 에드링턴코리아가 과징금 철퇴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위장 철수와 부당해고를 단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년 간 수입신고가를 낮게 신고해 2018년 말 인천관세청으로부터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열심히 일 한 직원들을 속이고 뒤에서는 자신들의 살 길만을 찾기 위해 거짓과 위선으로 행동한 점을 용서 할 수 없다”며 “개인의 힘이 부족하다는 자괴감과 함께 억울하고 분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