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캘란 '위장 폐업' 둘러싼 끊임 없는 의혹…세무조사 회피 목적?

https://img.etnews.com/photonews/2005/1304456_20200527111258_569_0001.jpg
<노동규 전 에드링턴코리아 대표이사(디앤피 스피리츠 대표이사)>

위장 철수 논란이 일었던 영국 위스키 업체 에드링턴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나오고 있다.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 위장폐업' 의혹과 퇴직 위로금을 줄이기 위한 '비윤리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전 직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증언에 따르면 세무당국이 위장폐업 사실이 밝혀질 경우 신설 법인의 허가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 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익명의 에드링턴코리아의 전 직원 A씨는 “회사가 관세청 과징금 처분을 받은 뒤 추후 세무조사 받을 것을 염려해 법인 철수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수년 간 수입신고가를 낮게 신고해 2018년 말 인천관세청으로부터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뒤 세무조사까지 받을 경우를 대비해 서둘러 법인을 철수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재경 책임자가 관세청 과징금 처분을 맞은 후 '세무조사를 받지 않은지 오래 돼 추후 국세청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며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법인을 철수하고 신설 법인을 설립했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맥캘란 판권을 보유한 신생 법인인 '디앤피 스피리츠'의 대표이자 전 에드링턴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던 노동규 전 대표가 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노 전 대표는 법인 철수를 결정하기 전인 지난해 가을부터 사무실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이전 할 사무실을 물색해왔다”며 “현재 디앤피 스피리츠가 영업중인 곳도 당시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인 점을 볼 때 신생 법인 회사 사무실을 알아 본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1월 철수 발표 후 노 전 대표는 몇몇 직원들을 불러 “추후 같이 일 할 수 있으니 그리 알고 있어라”라는 식의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2월 말 법인 철수 후 에드링턴코리아의 특정 직원들을 호출해 지역별 출고 및 판매 자료 작업 등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향후 사업 개시를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위장 폐업 의심 사례로 해당되는 기존 사업장을 폐업 후 신생 회사를 설립할 당시 대표자 동일 여부와 기존 직원들 이직 여부 사례에 해당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전직 직원 B씨는 “현재 국세청에서 (신설 법인의)허가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철수 전 직원들을 고의로 해고해 위로비를 절감하고자 한 의심이 들어 노동부에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에드링턴코리아는 2월 법인 철수를 공식화하기 전 노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신생 법인에 '맥캘란' 독점 유통 판권을 넘겨 위장 철수 의혹이 일었다. 노 전 대표는 법인 철수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인터넷 도메인을 등록하는 등 맥캘란 판권 확보를 사전에 준비한 정황 때문이다.

사정당국과 주류업계에서는 에드링턴코리아가 과징금 철퇴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위장 철수와 부당해고를 단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년 간 수입신고가를 낮게 신고해 2018년 말 인천관세청으로부터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열심히 일 한 직원들을 속이고 뒤에서는 자신들의 살 길만을 찾기 위해 거짓과 위선으로 행동한 점을 용서 할 수 없다”며 “개인의 힘이 부족하다는 자괴감과 함께 억울하고 분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