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명 넘게 직원 자른 허츠, 임원들은 파산 직전 보너스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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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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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허츠 지점 간판./AFP 연합뉴스

창립 102년 만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2위 렌터카 업체 허츠가 경영진에게는 모두 1600만 달러(약 198억원)를 보너스로 준 것으로 드러났다. 허츠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올 들어 항공 여행이 급감하면서 경영난이 심화했다.

미 CNN은 26일(현지 시각) “허츠가 파산 신청 직전 경영진에게 상여금 수백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경영난에 직원 수천 명을 해고하는 와중에 경영진에게는 보너스를 두둑이 챙겨준 것이다. 앞서 파산 신청을 한 대형 유통업체 JC페니도 주요 경영진 4명에게 각각 100만 달러 이상 보너스를 지급해 논란이 됐다.

CNN은 “이른바 ‘리텐션 보너스’는 파산 기업에서 경영진이 회사를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쓰인다”면서도 “채권자에게 빚을 갚지는 않고, 직원에게 급여는 주지 않으면서 이미 상당한 보수를 받는 경영진부터 챙기는 건 어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 허츠는 사흘 전인 19일 임원 340명에게 모두 1620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2021년 3월 31일 전에 회사를 그만둘 경우 반환하는 조건이다.

보너스 지급 사흘 전 CEO로 승진한 폴 스톤은 70만 달러(약 8억6000만원)를 받았고, CFO 자메르 잭슨은 60만 달러를 받았다. 마케팅책임자인 조디 앨런은 19만 달러를 받았다. 회사 측은 CNN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지만,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허츠는 핵심 인력들이 퇴사할 경우 미칠 위험성 때문에 보너스 지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NN은 “회사는 지난달 14일부터 절반에 달하는 1만4300여명을 해고한 현실에서 이 같은 보너스 지급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며 “다수 지점을 폐쇄하기로 하면서 추가 감원도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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