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설레고 학부모·교사들은 잔뜩 '긴장'…초1 등교
학부모 "걱정 반 기대 반"
상황 보고 '가정학습' 신청 고민하는 학부모도
by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불안한데 너무 집에만 있으니까 학교 방역을 믿고 아이 보내요"
고등학교 3학년에 이어 유치원생·초1~2·중3·고2 추가 등교수업이 실시된 가운데 학부모들은 걱정을 나타내면서도 첫 등교수업에 설레하는 아이들을 보며 웃음을 보였다.
27일 초등학교 1학년만 우선 등교수업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 앞은 오전 9시 등교시간이 다가오면서 부모 손을 잡은 아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였다.
교직원들은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경계심을 늦추지 못했다. 아이들이 올 때마다 교직원들은 손소독제를 직접 뿌려주며 길을 안내했다.
긴장한 교직원과 달리 등교하는 아이들은 처음으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만큼 교문을 지나면서 마냥 좋다는 듯 웃음을 지어보였다.
원래라면 등교 첫날인 만큼 학부모가 교실 안까지 아이들을 배웅했겠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교문 앞까지만 접근이 허용됐다.
학교로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학부모들은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라고 당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이들 가방에는 개인용 물병이 하나씩 담겨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딸과 함께 학교를 온 윤모씨(38·남)는 "(코로나19가) 걱정되는데 아이가 학교를 가고 싶은 마음이 컸어서 기대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방역문제가 걱정인데 (학교를) 안 가는 것도 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어제(26일)도 기뻐하면서 아침에 직접 입을 옷도 골랐다"면서 "이전에 돌봄 때문에 학교를 오기는 했지만 오늘이 진짜 학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등교수업을 앞두고 서울 강서구와 대구 등에서 학원강사·유치원생 확진자가 나오면서 학부모 사이에서는 자녀를 학교도 보내도 되는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데려다주기 위해 학교를 찾은 우모씨(34·여)도 "오늘 상황 보고 다음주 월요일 등교는 체험학습을 쓸까 생각 중이다"면서 "등교중지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안 된다면 체험학습 기간을 늘리거나 원격수업을 더 활용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걱정이 반인데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아직 잘 모르니까 기대감으로 가고 싶어 한다"면서 "아이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권모씨(45·여)도 불안함을 내비치면서도 "어린이집이나 학원보다는 학교가 (방역체계가) 나을 거라고 본다"면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방역) 습관을 잘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월곡초는 이날 초등학교 1학년 전체 59명 가운데 가정학습 사유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한 1명을 제외하고는 58명 모두 등교할 것으로 알려졌다.
5교시까지 진행한 뒤 학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아이들은 바로 하교한다. 초등학교 2학년은 다음날 등교할 예정이다. 월·수요일에는 1학년이 화·목요일은 2학년이 등교하는 식으로 학교 내 밀집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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