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짜뉴스 남발하다 트위터로부터 '옐로 카드'(종합)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처음으로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경고 문구를 붙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허위 주장을 펼쳐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트위터가 직접 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언론 자유 억압" "선거 개입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는 '우편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2건 아래 파란색 느낌표와 함께 "우편투표에 관한 진실을 알아보자"는 문구를 삽입했다. 

문구를 클릭하면 우편투표 관련 기사와 정보가 있는 화면으로 이어진다. 페이지 상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유권자 사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트윗 속 주장을 바로 잡는 내용들이 적혀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 투표는 사실상 사기"라며 "우편함이 털리고 투표용지는 위조되거나 심지어 불법 인쇄되고 서명이 위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투표 용지를 보낼 것"이라고 언급, 진보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주가 선거 조작을 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우편투표가 유권자 사기와 관련 있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선 등록된 유권자만 우편투표 용지를 받게 되며, 이 지역 외에 이미 오리건과 유타, 네브라스카 등 일부 주에서 우편투표가 시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발끈했다. 그는 이날 트윗을 통해 "트위터가 2020년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가짜뉴스 CNN과 WP를 근거로 대대적인 부패와 사기로 이어질 우편투표에 대한 내 진술이 틀렸다고 말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트위터는 언론의 자유를 완전히 억압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8000만 팔로워 수를 자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에도 십여건의 트윗을 올려 '트위터 중독자'로도 불린다. 특히 그는 그동안 '버락 오바마는 케냐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감기' 등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가 하면, "중국은 또라이" "제롬 파월은 멍청이" 등 모욕적 발언을 남발해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심지어 지난 주말에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MSNBC 진행자가 살인 용의자라는 근거 없는 트윗을 수차례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트위터는 트럼프의 트윗에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아 그의 행보를 사실상 묵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위터가 대통령의 글에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위터 측은 이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이달 초부터 시행 중인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허위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기존 정책을 확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변화들이 곧 시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