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5월 기업심리, 제조업 넉달째 하락···비제조업은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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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기업 체감경기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 입어 다소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비스업이 포함된 비제조업의 체감경기는 상승세를 보이며 전체 산업의 기업심리 반등을 이끌었으나 제조업은 수출부진이 이어지면서 넉달 연속 하락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 BSI는 53으로 전 달보다 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2월(76) 이후 지난 1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다 이달 상승 전환한 것이다. 한은은 “전산업 BSI가 상승한 것은 제조업 BSI는 수출부진 등으로 하락을 지속했지만 정부 지원정책 등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하면서 서비스업의 부진이 완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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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수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월(각각 52) 당시 수준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내수·수출 충격에 경기 한파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9일까지 전국 법인기업 3696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업경기실사지수란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뜻으로,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의 체감경기 악화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49로, 넉 달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11포인트), 화학물질·제품(-10포인트) 등이 하락했다.

수출 부진에 따른 여파는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았다. 대기업(-2포인트)·중소기업(-4포인트), 수출기업(-2포인트)·내수기업(-4포인트) 등 모두 하락했다. 한은은 “중소·내수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수출기업 BSI 수준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수출·대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수출 부진을 겪고 있으며, 중소·내수기업도 제품 납품 차질 등 영업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 업황 BSI는 예술·스포츠·여가(16포인트), 운수창고업(14포인트), 정보통신업(9포인트) 등 중심으로 전월에 비해 6포인트 올라 56을 기록해 2015년 4월(6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망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전 산업 업황 전망 지수는 3포인트 오른 53으로, 제조업은 1포인트 내린 49, 비제조업은 6포인트 오른 56이었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2.1포인트 상승한 57.8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수출부진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비제조업은 정부 지원정책 등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하면서 도소매업, 운수창고업 등의 부진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