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공장 인근 하천서 천연기념물 수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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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인근 오산천에서 천연기념물 수달이 두 마리 발견됐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로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멸종 위기의 동물이다. 경기 용인시부터 평택시까지 흐르는 15㎞ 길이의 오산천은 과거 수량이 부족해 악취가 발생하는 등 야생동물이 서식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그런데 2007년부터 삼성전자가 환경단체 등과 협업해 매일 정화수 4만5000t을 방류한 결과 도심 속 생태 하천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수달의 날’인 27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달 두 마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담은 특별 기념 영상을 공개했다. 국제수달생존기금은 멸종 위기에 처한 수달을 구하기 위해 매년 5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세계 수달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국제수달생존기금의 폴 욕슨 박사는 “오산천에 서식하는 수달 영상은 정말 멋졌다”면서 “한국에서 수달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물은 필수적인 요소다. 반도체에서 물은 제조 공정, 공정 가스 정화, 클린룸의 온·습도 조절 등에 사용된다. 반도체 생산라인이 위치한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에서는 하루 평균 18.8만t의 물을 사용한다. 이 중 15.5만t의 물이 정화돼 각 지역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다. 방류된 물은 주변 하천의 자정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는 ‘그린동’이라 불리는 첨단 폐수 정화시설이 2개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한 물을 6가지로 분류해 각 단계 성질에 맞는 공법·기술을 적용해서 정화한다. 국가에서 정한 수질 기준보다 훨씬 엄격하게 정화해서 방류하는 것이다. 방류수를 깨끗이 하기 위해 배출 물질에 대한 원격 감시 체계를 갖춰 24시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다. 방류수에서 측정된 값이 만약 기준치를 초과하면 즉시 방류를 중단시키는 시스템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산천 생태계가 더욱 건강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환경단체와 합심해 도심 속 생태 복원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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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인근 오산천에서 야간 이동 중 포착된 수달 두 마리.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