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정제마진 10주 연속 마이너스…언제쯤 반등할까

5월 셋째주 정제마진, 배럴당 -0.4달러…매년 하락 추세
미중 갈등·코로나로 수요 감소 심화…"하반기부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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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탱크(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2020.4.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정유사 수익의 핵심인 '정제마진'이 10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수요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기에 하반기 이후를 기대한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5월 셋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10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을 뺀 수치다.

이 정제마진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 업황도 매년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7.1달러였지만 2018년 5.8달러, 2019년 3.7달러, 2020년 0.3달러(5월 셋째주까지) 등 매년 하락 추세다. 올해 1분기 정제마진에 의한 정유 부문 영업손실은 약 5000~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각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정제마진은 일반적으로 최소 4달러는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보는데, 정제마진이 4달러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해 10월 둘째주(5.8달러)다.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이미 6개월 동안 이어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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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2019.9.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올해 초 코로나19로 급락한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도 있지만, 업계는 정제마진이 반등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1달러 떨어질 때마다 국내 정유사는 약 1조~1조2000억원의 손실을 본다고 추산한다"며 "국제유가 변동보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 상승은 석유제품의 수요 회복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이후 전세계적으로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석유제품의 수요 부진이 이어졌고, 여기에 공급까지 늘어나면서 정제마진은 하락 추세였다. 여기에 3월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수요 부진은 더욱 심화됐다.

당장은 최근 각국의 봉쇄 해제와 이동제한 완화 조치가 계속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휘발유·항공유 등 교통 관련 석유제품은 정유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라며 "이게 코로나로 인해 80% 이상 줄어든 게 가장 큰 타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투자 심리가 회복돼 건설·화학 등 주요 산업의 수요가 회복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앞으로도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최근 사그라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하면 하반기부터는 정제마진이 회복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유가가 바닥을 치고 점차 반등하고 있고 정제마진도 개선되고 있다"며 "원유 수요도 점차 회복되기에 (정유사 실적은) 2분기 중반을 지나면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