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시대] "OS 넘어 또 하나의 의식"…스스로 답 찾는 과정 '딥러닝'

'딥' 점점 축적되는 신경망 여러 층 의미
신경망 깊어질수록 정확도·성능 향상
정지신호 탐색 등 자율주행 기술 적용
몸속 암세포 탐지 등 의학 연구도 활발

“단순한 운용체계가 아니다. 또 하나의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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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 스틸컷>

한 남자와 운용체계(OS) '사만다'의 사랑을 그린 영화 '그녀(Her)'에선 인공지능(AI)을 이렇게 소개한다. 컴퓨터 운용체계를 '의식'으로 진화시킨 핵심은 '딥러닝' 기술에서 비롯된다. 딥러닝은 AI 핵심 기술로 통한다. 딥러닝이란 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고 분류할 때 사용되는 기술이다. '딥(deep)'이란 단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축적되는 신경망의 여러 층을 의미한다. 신경망이 깊어질수록 정확도는 높아지고 성능이 향상된다. AI를 구성하기 위한 인공신경망에 기반을 두어 기계에 사람의 사고방식을 가르친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컴퓨터에게 일일이 가르치지 않아도 컴퓨터 스스로 사람처럼 학습할 수 있는 AI 기술이 딥러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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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딥러닝이 학계에 소개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1943년 미국 일리노이 의대 정신과 부교수 웨렌 맥컬룩은 인간의 뇌 구조와 비슷한 인공 신경망 알고리즘을 최초로 제시했다. 이후 1980년대에 입력 데이터와 출력 데이터 사이에 복수의 은닉 계층이 존재하는 심층 신경망인 딥러닝이 등장했다.

딥러닝은 인공신경망의 다중 구조가 보다 심화된 버전으로 설명된다. 인공신경망에 입력된 다양한 데이터가 여러 층을 거치면서 처리되는 구조다. 인간 눈을 통해 들어온 데이터들이 여러 층을 통과하며 특정 물체로 인식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여러 층을 거치면서 정보 표현, 개념, 지식이 학습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딥러닝 연구자는 가장 이상적인 인공지능 모델로 '인간의 뇌'를 깊이 있게 연구한다. 뇌과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등으로 알아낸 뇌 구조를 기반으로 딥러닝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딥러닝은 머신러닝(기계학습)의 하위 분야로 꾸준한 발전을 거듭했다. 머신러닝은 기계가 일일이 코드를 입력하지 않은 동작에 대해 데이터로부터 학습해 실행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사람에겐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인식되는 청각, 시각적 인식이 기계에서도 가능하도록 수많은 연구개발(R&D)이 지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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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필기를 인식, 음성인식, 이미지 분류, 향상된 기계 번역, 디지털 비서역할, 자연어 질문에 대답하는 능력, 사람을 능가하는 바둑 실력 등이 지금껏 발전한 딥러닝 기술의 결과다. 딥러닝은 AI 분야에서도 기술 난도가 높고 깊이 있는 분야다 보니 기술 진화 속도는 비교적 느리다. 학계는 딥러닝이 할 수 있는 능력의 크기를 알아내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딥러닝이 활용되는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딥러닝을 연구한다. 정지신호, 보행자 등을 탐색하는데 딥러닝이 사용된다. 특히 자율주행 시대에 보행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이 기술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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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의학연구에서도 딥러닝은 핵심이다. 인간 몸속 암세포를 자동으로 빠른 시간 내에 탐지하는 데 딥러닝이 활용된다. 항공우주와 국방 산업도 딥러닝 기술에 관심이 많다. 위성에서 특정 객체를 식별, 탐지하고 병력파견을 결정하는 데 이 기술이 사용될 수 있다. 무인화, 산업 자동화 시설에서도 딥러닝이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