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성공 급감…통계가 보여주는 '역전, 또 역전'
연일 무너지는 필승조
세이브와 블론세이브 수 비슷
'엘롯기'가 불펜 기여도 '톱3'
by 김상윤 기자입력 2020.05.26 08:00 일정을 12%가량 소화한 2020시즌 프로야구에서 경기 후반 역전극이 자주 나온다는 것이 통계로도 입증됐다. 세이브 상황 대비 세이브 수가 예년에 비해 줄었고, 세이브 수 대비 블론세이브 수는 늘었다.
25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24일까지 세이브 가능 상황은 총 160회 발생했고, 그 중 세이브는 31개(19.4%)가 나왔다. 2019년 1205회에서 349개(29.0%), 2018년 1141회에서 304개(26.6%)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세이브 가능 상황 수는 비슷하지만 세이브 수는 많이 줄었다.
투수가 세이브를 기록하려면 ▲3점 이하 리드에 1이닝 이상 던지거나 ▲루상에 나간 주자와 상대하는 타자, 또는 그 다음 타자까지 득점하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 등판하거나 ▲3이닝 이상 던져 경기를 마무리하면 된다.
이 같은 세이브 상황에 세이브를 올리지 못하더라도, 동점이나 역전은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올해는 세이브 수 대비 블론세이브 수도 예년보다 크게 앞선다. 세이브 1개당 블론세이브 수는 2018년 0.61개, 2019년 0.38개인 반면 2020년은 0.81개에 달했다.
블론세이브 최다 팀은 KT(6개)다. 마무리투수 이대은을 비롯한 필승조의 부진 탓이다. 24일 LG전에선 9회말 7―4 스코어가 7대9로 뒤집혔다. KT는 두산과 함께 리그 최강 수준 타격을 갖췄음에도 7위(7승 10패)로 처졌다.
자책점 없는 블론세이브도 있다. 작년 세이브왕(36개) SK 하재훈은 지금까지 단 1세이브만을 올렸고, 블론세이브는 2회 기록했다. 24일 문학구장에서 KIA를 상대로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목전에 뒀지만 1루수 로맥의 악송구로 경기를 끝내지 못한 뒤 동점을 허용했다. SK는 블론세이브 4개로 KT에 이어 공동 2위다.
뜻밖에도 ‘엘롯기’로 묶이는 LG, 롯데, KIA가 구원진 승리 기여 ‘톱3’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구원진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롯데가 1.75로 1위를 달리며 LG(1.70)와 KIA(1.68)가 그 뒤를 잇는다. KT가 -1.38로 최하위였고 두산(-0.12)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좋아요 0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