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툭하면 '30년 운동'…할머니들 80년 고통보다 무겁나"

연이어 여성단체 비판글 페이스북에 올려
"원로들 이름까지 팔아먹어…사태 수습 출구 안 보여"
"윤미향과 한패된 여성단체들,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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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6 07:09 | 수정 2020.05.26 13:14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6일 '위안부 성금 유용 의혹' 등이 제기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정대협)에 대한 여성단체의 입장과 관련, "여성단체들이 우르르 윤미향(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한패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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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단체는 처음부터 철저히 진영의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성단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가 돼버렸다"며 "(위안부) 운동의 원로들 이름까지 팔아먹었으니, 누군가 권위를 가지고 이 사태에 개입할 이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심각한 것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윤 당선인의 편을 들고 나선 여성단체들은 대체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른다"며 "'배후세력' '토착왜구' 등을 떠드는 것은 여성단체들이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던지는 메시지를 수용하는 데 철저히 실패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해결하는 데 '문제 상황에 대한 인지' '그에 기초한 새로운 운동의 노선과 방식' '그 개혁을 추진할 주체'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여성단체들은) 아마 상황이 적당히 수습되고 시간이 흘러 이 사건을 잊어버리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그걸 희망할 것"이라면서 "거기서 사라지는 것은 할머니의 목소리. 또다시 묻혀버릴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툭하면 '30년 운동'을 얘기하는데 그 30년은 할머니들의 역사이지, 활동가들이 가로챌 역사가 아니다"며 "활동가들의 30년 노력이 할머니들의 80년 고통보다 무거울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진 전 교수는 "사실 (이용수) 할머니가 우리 사회에 아주 어려운 과제를 던진 것"이라며 "그 윤곽을 그리는 것조차 엄두가 안 나서 포기했을 정도로 복잡하고 섬세한 논의가 요구되는데 거기엔 아무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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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는 전날에도 여성단체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민주어용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34개 여성 단체에서 진상도 파악하기 전에 일단 스크럼부터 짜고 집권 여당의 당선자를 옹호한다"며 "어용 단체, 어용 매체들의 수고를 기리기 위해 '민주어용상'을 제정하는 게 어떨까"라고 했다. 그는 “연말에 후보를 추천받고 엄정한 심사에 의해 선전하고 투표에 의해 수상자를 결정해야 한다”며 “각하 가려운 데 긁어드리라는 뜻에서 효자손 모양으로 트로피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진 전 교수는 "이런 문제 터지면 여성단체에서 할머니 편에 서서 정의연을 향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해명할 것을 촉구하는 게 맞지 않나"고 했다. 또 "어용 단체, 어용 매체들이 극성을 부린다. 요즘은 단체든, 매체든 무슨 충성경쟁하듯이 아주 노골적으로 당파적"이라며 "제 기억엔 언론비평 시민단체가 제일 먼저 어용이 됐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34개 여성단체는 지난 12일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위안부 운동을 분열시키고 훼손하려는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정의연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정의연은 지난 20일 수요집회에선 정대협 핵심이자 공동창립자인 윤정옥(95)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 12명의 이름으로 윤 당선인을 두둔하는 '초기 정대협 선배들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윤 명예교수 등 일부 원로들은 "그런 입장문에 동의한 적도, 동의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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