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극찬한 약, WHO "안전성 우려" 임상시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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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6 07:23 | 수정 2020.05.26 07:28 세계보건기구(WHO)가 항말라리아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 치료제로 사용하는 실험 연구를 안전성 우려로 잠정 중단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부터 ‘신의 선물’ ‘게임체인저’라는 표현을 써가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효능을 극찬하면서 자신도 직접 복용해왔다고 밝힌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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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지난 22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5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안전성을 심의하는 동안 코로나 치료제로 사용하는 임상 시험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다만 "이런 우려는 코로나 치료제로 썼을 때의 문제"라며 "말라리아나 자가 면역 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최근 임상 시험에서 일부 환자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영국 의학 학술지인 '랜싯'의 지난 22일 발표에 따르면, 671개 병원에서 9만6000여 명의 코로나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약한 결과 사망 위험도가 34%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심장 부정맥 위험도 137%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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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안전성 문제로 코로나 치료제 임상 시험을 중단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AFP 연합뉴스

지난달에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 치료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고, 부정맥 등 부작용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처방 없이 복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의료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 약을 극찬하며 자신도 코로나 예방을 위해 직접 복용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지난 18일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연 보충제를 먹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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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DC 하트 상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화당 상원 오찬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는 복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미 싱클레어 브로드캐스트그룹 프로그램 '풀 메저'와 인터뷰에서 "복용을 막 끝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용 기간은 2주 정도였다"며 "백악관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두 명 나왔기 때문에 이 약을 먹는 게 좋은 생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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