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계 최초'라는 한국 5G, 속도는 미국의 절반

28Ghz 쓰는 미국 버라이즌 압도적 1위
접속시간 감안한 전체품질은 한국이 높아
"주파수 차이가 속도 차이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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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6 07:10 | 수정 2020.05.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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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다운로드 속도를 비교한 그래픽. 미국 버라이즌이 506Mbps로 가장 빠르고, LG U+와 SK텔레콤, KT가 215~238Mbps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의 5G 서비스 평균 속도가 미국 버라이즌(Verizon)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기가헤르츠)의 초고대역(EHF)를 이용한 5G 서비스를 아직 시작 못한 탓이다. 그러나 속도와 접속 품질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5G 품질은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OpenSignal)이 올해 1월말부터 3개월간 미국과 한국, 영국, 호주 등 5G 상용화 4개국의 10개 통신회사를 대상으로 5G 서비스 평균 속도(데이터 내려받기 기준)를 측정해 보니, 미국 버라이즌이 초당 506.1메가비트(Mbps)로 10개 회사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평균속도 238.7Mbps를 기록한 우리나라 LG유플러스였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20.6Mbps와 215.0Mbps의 평균속도로 3위와 4위에 올랐다. 그러나 3사 모두 버라이즌의 절반(253Mbps) 이하 속도를 보였다.

다만 버라이즌 이외 다른 해외 통신회사들보다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나 ‘5G 세계 최초 국가’의 체면을 살렸다. 5위인 호주 텔스타는 157Mbps, 7위인 영국 보다폰은 122.1Mbps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 5G 서비스의 50~70% 수준이다. 최하위권인 미국 AT&T(62.7Mbps)와 T모바일(47.0Mbps)과 비교하면 국내 통신사들의 5G 서비스는 3~5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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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접속 가능 시간을 비교한 그래픽. 속도에서 1위를 한 미국 버라이즌이 0.5%로 꼴찌, 속도가 가장 느렸던 미국 T모바일이 19.8%로 1위를 했다. SK텔레콤이 15.4%로 2위, LG유플러스와 KT가 각각 15.1%와 12.6%로 3위와 4위다.

◇주파수 차이가 속도 차이 낳았다

반면 사용자가 실제로 5G에 접속 가능한 평균 시간을 측정하는 5G 접속 시간(5G availablility) 테스트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가장 속도가 느린 T모바일이 전체 사용시간의 19.8%로 1위였고, 속도 1위였던 버라이즌은 0.5%로 꼴찌를 차지했다.

버라이즌의 경우 500Mbps의 초고속 5G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24시간 중 7.2분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5G 기지국이 아직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테스트에서는 SK텔레콤이 15.4%로 2위, LG유플러스가 15.1%로 3위, KT가 12.6%로 4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최소 하루 24시간 중 3~4시간은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통신사 간 5G 속도와 접속 가능 시간의 차이를 낳은 것은 사용하는 주파수의 차이였다. 오픈시그널은 “10개 회사 중 미국 버라이즌만이 (5G 전용 주파수로 분류되는) 28㎓ 대역의 밀리미터파(mmWave)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파수는 1초에 전파가 몇 번 진동하느냐를 뜻하다. 무선통신은 전파가 한 번 진동할 때마다 데이터를 한 조각씩 실어 보낸다. 따라서 주파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실어 보낼 수 있는 데이터의 양도 늘어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는 4G(4세대 이동통신)보다 약간 높은 3.5㎓의 이른바 중간대역(mid-band)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5G 서비스 시작 초기부터 “제대로 된 5G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한계를 지적받았다. 국내 통신사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28㎓ 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5G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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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와 4G 서비스 속도를 비교한 그래픽. 4G 속도에서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4G 속도는 한국이 여전히 1등

가장 속도가 떨어진 미국 AT&T와 T모바일은 각각 850㎒(0.85㎓)와 600㎒(0.6㎓)의 저대역(low-band)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도 조만간 28㎓ 대역과 37~40㎓ 대역을 이용한 5G 서비스 구축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파수가 높으면 전파가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에 쉽게 방해를 받아 멀리 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주파수가 낮으면 전파가 장애물을 돌아 더 멀리 전달될 수 있다.

오픈시그널측은 “이 때문에 가장 낮은 주파수를 쓰는 T모바일의 5G 접속 가능 시간이 가장 길게 나타난 것”이라며 “5G 기지국의 개수와 접속 용량, 통신사의 핵심망(core network)의 성능도 5G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함께 테스트한 4G 접속 속도(내려받기 기준)에서는 SK텔레콤이 63.7Mbps로 1위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가 45.8Mbps로 호주 텔스타(48.3Mbps)에 이어 3위를, KT가 44.9Mbps의 근소한 차이로 4위를 했다. 이는 최하위인 영국 보다폰(23.5Mbps)보다 약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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