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에 "마음 아프다"

정의연 기자회견 관련 설명자료 발표
증언 한번도 받지 않았다는 주장에
'증언 채록 과정 및 발간 과정' 설명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이용수(93)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할머니 발언 중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자료 형태로 에둘러 반박했다.

정의연은 25일 홈페이지에 "오늘 기자회견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며 "30년 운동을 함께 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몇 가지 부분에서 기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자료를 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가 주장한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증언을 제대로 받지 않음 ▲정신대 단체인 정대협이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함 등에 설명자료 형태로 에둘러 반박했다.
 
이날 이용수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에 대해 "한 번도 할머니 앉혀서 증언 받은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93년부터 (증언이 담긴) 책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증언 채록의 경과와 증언집 발간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은 증언집 1집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에 수록돼 있다"며 "1990년대에는 정대협보다 몇 개월 먼저 만들어진 '한국정신대연구회'의 연구원들이 참여해 증언의 채록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3년부터 발간하기 시작한 증언집에는 '피해자들의 피해사실', '현재의 생활' , '한·일 정부에 바라는 점' 등이 담겼다"며 "피해자 증언집 '강제로 끌려간 군위안부들'은 1~6권까지 출간됐다"고 전했다. 정의연은 "당시 증언집은 피해자의 존재를 알리며 '증거 문서 부재'를 이유로 불법성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자료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의연은 "일본우익과 역사부정주의자들이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며 "여기서 가장 많이 악용되고 공격받았던 분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이기 때문에 오늘 기자회견이 특히 더 마음 아프다"고 부연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이 위안부를 정신대 할머니와 합의해서 쭉 이용해 나갔다. 정신대 문제만 하지 저거가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의 고명으로 사용했나"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정의연은 정대협 결성 당시 정신대와 위안부가 혼용돼 사용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의연은 정신대에 대해 '근로정신대의 줄임말', '소학교 고학년 정도 연령으로 일본의 군수공장 등으로 끌려가 군수품 등을 만드는 일을 강제당한 피해자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안부는 '일제에 의해 성노예를 강요당한 피해자를 일컬음'이라고 설명하며 두 용어를 구분했다.
 
이어 정대협에 대해 "1990년대 초 활동을 시작할 당시에는 피해의 실상이 알려져 있지 않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신대'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며 "실제 일제 식민지 하 제도상 혼용과 용어의 혼용이 존재했음"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정대협은 일관되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활동해온 단체"라고 강조했다. 정대협에 포함된 '정신대'는 운동의 역사적 산물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정의연 설명자료에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의연은 설명자료를 통해 "오늘 할머니께서 세세하게 피해사실을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며 "가해자들이 하루 빨리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이행해 더 이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훼손당하지 않는 날이 올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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