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심리 추락 멈추고 4개월만에 반등…'D공포'는 여전해

소비자심리지수 6.8p 상승…"재난지원금도 영향"
물가인식·기대인플레이션 '또'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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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하락했던 소비심리가 넉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심리는 개선됐지만 물가인식·기대인플레이션은 역대 최저치를 이어가 커지고 있는 'D(Depression,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공포'를 여실히 드러냈다.  

◇2008년에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코로나 전개 양상이 관건"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7.6으로 전월대비 6.8p(포인트)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했다. 2~4월 CCSI 낙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섰다. CCSI는 2월 96.9으로 전월보다 -7.3p, 3월 78.4로 -18.5p, 4월 70.8로 -7.6p로 3개월 총 33.4p 추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5월 CCSI가 상승한 건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경제활동 재개,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은 정책당국의 경기부양책 중 하나로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CCSI는 12.7p(90.6→77.9) 급락했다. 당시 CCSI는 2개월간 10.2p(11월 -5.0p, 12월 -5.2p) 추가 하락해 3개월간 총 하락폭은 22.9p였다. 이때도 CCSI는 4개월 만인 2009년 1월 7.1p 반등했다. 당시 CCSI는 6개월이 지난 2009년 4월(93.0)에야 급락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CCSI는 주로 코로나19의 확산세 전개 양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9년 12월)를 기준값(100)으로 잡고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소비자동향지수(CSI)는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표 모두 지난 2~3월 수준으로 개선됐다. 전월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던 소비지출전망CSI(91)은 4p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CSI(79, 2p), 생활형편전망CSI(85, 6p), 가계수입전망CSI(87, 4p), 현재경기판단CSI(36, 5p), 향후경기전망CSI(67, 8p) 모두 일제히 개선됐다.

◇이어지는 'D공포'…주택가격전망 2개월 연속 100 밑돌아

소비심리는 다소 개선됐지만 'D공포'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물가인식은 전월보다 0.1%p 내린 1.7%로 10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이어갔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전월보다 0.1%p 하락한 1.6%로 4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다소 완화됐지만 경기 관련 지수는 여전히 100을 상당폭 하회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저유가로 인한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 더해진 결과"라고 밝혔다.

한편 전월 통계 편제 이후 최저점을 찍었던 임금수준전망CSI(104)은 2p 상승했다. 전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급락(-16p)한 주택가격전망CSI(96)은 보합세를 보였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3월(83) 이후 12월(125)까지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해 말 정부의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영향으로 올해 1월(116) -9p 하락한 후 내림세를 보였다. 4월부턴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많았다.


m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