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싸고 빠르게 X레이 검사로 코로나 진단한다
카이스트 연구진, AI 판독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흉부엑스선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높은 정확도로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놨다.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연구팀은 흉부엑스선 촬영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발행하는 의공학분야 국제학술지 ‘IEEE 트랜잭션 온 메디컬 이미징’에 실렸다.
현재 코로나19 진단에는 면봉으로 코나 목 안쪽에서 검체를 추출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 검사가 활용된다. RT-PCR 검사는 95%에 가까운 정확도를 보이고 있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6시간이 걸린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이용한 검사도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진단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바이러스에 의한 장비오염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많은 과학자들은 검사방법이 단순하며 비용도 적게 들 뿐만 아니라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흉부엑스선 기법의 정확도를 AI로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팀은 정상, 세균성 폐렴, 바이러스성 폐렴, 코로나19 감염증 환자의 흉부엑스선 영상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흉부엑스선 영상 중 코로나19 진단에 필요한 부분만을 고화질로 강조하는 ‘특징 지도’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특징 지도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진단영상학적 특징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흉부엑스선 진단기술은 86%의 정확도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한다. 이는 사람(의료영상 판독전문가)이 흉부엑스선 영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할 때 보이는 69%의 정확도보다 17% 높은 수치이다. 이 정도의 정확도는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을 때 검사를 빠르고 저렴하게 진행할 수 있어 1차 선별검사용으로 사용하기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예종철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한정된 의료 자원을 우선순위가 높은 환자에게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 의료진과 환자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