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난 30년 재주넘고 돈은 그들이 받아먹어" 할머니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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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6 03:26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수차례 울먹였다. 이 할머니는 미 의회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해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30여년 이어진 위안부 운동의 상징과도 같다. 그런 이 할머니가 "난 30년 재주넘고 돈은 그들이 받아먹었다" "(정의연이) 김복동 할머니 묘소에서는 가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윤씨와 정의연이 피해자 할머니들을 이용만 하고 내팽개친 사례도 공개했다. 자신이 직접 당한 일이라고 했다.

정의연의 '기부금 횡령'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회계 장부에서 사라진 기부금과 국고보조금이 37억원에 달한다. 할머니들이 사망하거나 외국에 갈 때마다 윤 당선인이 개인 계좌로 기부금을 걷은 것이 11차례, 수천만원이다. 걷은 돈보다 쓴 돈이 훨씬 적다는 관련자 증언이 있다. 돈을 어디에 쓰는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조건 모금부터 했다. 그래놓고 어떤 해엔 기부금의 1%도 할머니들에게 주지 않았다. "피해자들을 앞세워 앵벌이를 했다" "할머니들을 팔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 할머니가 기부금 문제를 폭로하자 정의연 등은 "할머니 기억이 왜곡돼 있다" "심신이 취약한 상태"라고 했다. 치매 환자 취급을 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30년 전) 이 할머니 첫 전화는 '내가 아니고 내 친구가…'였다"면서 이 할머니가 위안부 출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듯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당시) 차마 용기를 내기 어려워 제 자신이 아니라 친구 얘기인 것처럼 피해 접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왜곡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내내 "나이가 많아 쉽지 않다"면서도 수십 년 전 사람 이름까지 기억해 냈다. 그런데도 '치매'로 몰았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은) 소수 명망가나 외부의 힘에 의존해선 안 된다" "끝까지 당하고 있는 죄가 너무 부끄러웠다"고 했다. 정의연이 아니라 피해자 의견을 존중해 위안부 운동이 이뤄져야 하고, 피해자를 속이고 이용하는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나섰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위선과 기만, 사기가 있다. 그러나 위선과 기만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 젊은 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당한 할머니들을 이용해 돈을 번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 충격적인 사태를 여당 대표는 "심각하지 않다"고 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최대한 이용하던 청와대는 입을 닫고 있다. 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아니라 정의연과 같은 자기 편 시민 단체들과 윤씨 같은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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