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 한달 받아도 허리 통증 지속 땐 정밀 검사 필요"
좌식 생활하는 한국인 척추질환 많이 앓아
환자 10명 중 9명, 간단한 치료로도 개선
by 조선일보 최지은 메디컬 리포트 기자입력 2020.05.26 03:00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 기대 수명은 82.7세다. 의학 발달로 기대 수명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아프지 않은 상태로 지내는 기간인 '건강 수명'은 64.4세에 불과하다.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는 대표적인 기관은 '척추'다. 많은 고령자가 퇴행성 척추 질환으로 고통받는다. 허리 건강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하기 어려우므로 경험 많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지난 18일 신경외과 전문의인 김성민 서울바른병원 병원장을 만나 척추 질환 치료법을 들었다. 김 원장은 일반 척추 질환부터 재발성 척추 질환, 중증 척추 질환에 이르기까지 척추 질환 전 분야를 다루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좌식생활하는 한국인, 척추 질환 많이 앓아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좌식생활을 주로 하고, 딱딱한 온돌 바닥에서 잠을 잔다. 이런 자세는 척추 건강에 좋지 않아 퇴행성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허리와 양측 엉치부, 다리에 갑작스럽게 뻗치는 통증(방사통)을 호소한다.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도 아픔을 느끼며, 척추관협착증보다 젊은 층에 발생한다.
이와 달리 주로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관협착증을 앓는 환자는 걸을 때마다 다리에 통증을 느끼며, 다리에 힘이 풀려 자꾸만 앉아서 쉬게 된다. 허리를 구부리고 쉬면 통증이 사라진다. 장시간 쭈그려 앉아 일하는 농어촌 어르신들은 허리후만증(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지는 증상)을 겪는 경우도 빈번하다. 허리후만증 환자들은 허리와 양측 엉치부, 다리가 저리거나 시리다고 호소한다. 최근에는 과도한 다이어트나 채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칼슘이 결핍돼 척추골다공증을 앓는 사람도 늘고 있다. 척추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가벼운 낙상에도 쉽게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골다공성 압박골절 환자는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을 느끼고 움직임에도 제약을 받는 것이 특징이다.
◇2명 이상 전문가 의견 듣고 수술 결정해야
문제는 많은 환자가 허리 통증이 있어도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병원 방문을 미룬다는 점이다. 김 원장은 "10명 중 9명은 간단한 치료만으로 증세가 개선된다"며 "약물치료·물리치료·안정가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진행하고, 추가 시술이 필요하면 경막 외 주사치료, 신경관 성형술 등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3~6주 동안 보존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통증이 심하거나 신경 마비 증세가 나타나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단층촬영(CT), 골밀도 검사 등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 병원은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의료진의 수술 경험이 부족해 보존적 치료만을 지속하기도 한다. 또 수술 대신 30~60분짜리 간단한 시술만 권하기도 한다. 이 경우 환자가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쳐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3~6주의 보존적 치료를 받고도 상태 호전이 없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이때 한 병원만 방문해 성급하게 치료 방향을 결정하지 말고, 복수의 병원에서 두 명 이상의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간단한 시술부터 고난도 수술까지
김 원장은 경희대 신경외과학교실 주임교수와 강동경희대병원 척추센터장을 역임하며 다년간 척추 수술과 연구에 힘쓴 척추 전문가다. 고난도 척추 변형치료를 비롯해 7000회 이상 수술을 집도했다. 2019년 1월부터는 서울 영등포구의 서울바른병원 병원장을 맡아 진료하고 있다.
서울바른병원은 각 분야의 전문 의료진과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어 디스크·협착증 같은 일반 척추질환부터 척추 변형 등 중증 질환까지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가 찾는다.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나 후종인대골화증·경수척수증·황색인대골화증 등 신경 마비로 보행장애가 나타난 환자, 척추 변형이 온 환자도 숙련된 의료진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김 원장은 "최근 대학병원에서는 진료를 받기 위해 1년을 대기하기도 한다"며 "척추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되므로 적절한 시기에 전문가에게 시술·수술을 받을 수 있는 전문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성민 서울바른병원 원장(의학박사신경외과 전문의)
2002년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외과 박사 후 과정
2006~2011년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장
2011~2017년 강동경희대병원 척추센터장
2013~2015년 대한척추변형연구회 회장
2013~2017년 경희대 신경외과학교실 주임교수
2015~2016년 대한최소침습척추학회 회장
전(前) 대한신경외과학회 상임이사
현(現)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특별상임이사
좋아요 0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제휴안내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