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 절반이 전립선비대증… 非수술로 20분內 치료

요도에 내시경·금속실 넣어 전립선 묶는 '유로리프트'
시술 후 1~2시간 내 일상 생활, 부분 마취로 고령환자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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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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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을 자주 본다.'

'소변을 찔끔 나온다.'

'급하게 소변을 본다.'

'소변이 느리고 약하게 나온다.'

'소변을 본 후 잔뇨감이 있다.'

50대 이상 중년 남성 절반 이상이 겪는다고 알려진 '전립선비대증' 증상이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 요도를 반지 모양으로 둘러싼 기관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전립선이 커진다. 부피가 증가한 전립선이 요도를 누르면 배뇨 장애가 나타난다. 단순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고 내버려두면 소변 길이 막히는 요폐나 방광 결석, 요로 감염으로 인한 전신 패혈증, 신장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비뇨기 전문의인 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과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전립선비대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 장애가 있다면 우선 ▲전신 신체검사 ▲직장수지 검사 ▲혈뇨 유무와 요로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소변 검사 ▲전립선 특이 항원 수치 검사 ▲요류와 잔뇨량 측정 검사 등을 실시한다. 이후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면 된다. 환자의 증상, 연령, 기저질환 등을 고려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뉜다. 지금까지는 초기에는 약물요법을 적용하고 증세가 심해지면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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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상 자이비뇨의학과 원장이 ‘유로리프트’를 설명하고 있다. 변 원장은 “부분마취만 해도 유로리프트 시술을 받을 수 있다”며 “고령 환자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시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자이비뇨의학과 제공

―초기라면 약물치료만 받아도 충분한가.

"약물치료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남성호르몬 차단제의 일종인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를 사용해 호르몬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성욕저하, 발기부전 등 성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는 '알파차단제'로 전립선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는 것이다. 이는 배뇨 장애 증상을 개선할 수 있지만, 전립선 크기를 줄이지는 못한다. 기립성 저혈압이나 역행성 사정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약물치료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또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며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수술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대표적으로는 개복 수술이나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 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 수술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전기 칼이나 레이저로 전립선 비대 조직을 잘라내기 때문에 출혈이나 역행성 사정, 전립선 기능 저하 위험이 여전히 있다. 특히 역행성 사정 등 사정 장애는 전체 수술 환자의 70%~80%가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시술·수술을 대체할 방법은 없나.

"2010년 호주에서 개발된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로리프트는 비(非)수술 방식으로,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지 않는다. 그 대신 요도에 내시경과 특수 금속실(결찰사)을 넣고, 비대해진 전립선을 묶어 요도를 넓힌다. 의료진이 내시경을 이용해 눈으로 직접 보면서 시술하는 방식으로 조직 손상 등 부작용이 적고, 시술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아 환자 부담이 적은 편이다. 시술 후 1~2시간 내에 소변 줄을 제거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도 빠르다. 유로리프트에 쓰이는 실은 금속 재질이어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대부분은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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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전립선 모양, 비대칭 정도, 요도 길이 등에 따라 다른 특수 금속실(결찰사)을 사용한다.

변 원장은 2016년 유로리프트를 병원에 도입했다. 호주 4개 병원에서 연수를 받았고, 지금까지 400건 이상의 시술을 진행했다.

―유로리프트의 부작용은 없나.

"유로리프트의 장점은 우수한 안전성이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5년에는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로 지정돼 효과를 인정받았다. 보건복지부가 관련 논문 4편을 검토한 결과, 유로리프트 시술로 인한 역행성 사정과 발기부전은 아직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도 약 2주가 지나면 자연히 개선됐다. 환자에 따라 자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이었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도 시술을 받을 수 있나.

"부분마취 시술이 가능해 고령 환자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선택할 수 있다. 심장 질환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았거나 항응고제(혈전 용해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약물 사용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

-시술 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전립선 주위에는 미세혈관이 많고 신경도 몰려 있다. 환자마다 전립선 모양과 요도 길이도 다르므로 시술 전 고려할 변수가 많다. 따라서 경험이 충분한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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