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ye] 한성수 대표, ‘아이즈원’ 저작권 부당이득...아내 이름, 작사가로 몰래 등록
[Dispatch=김수지·박혜진기자] 한 유명(?) 작사가가 있다. 인기 걸그룹 히트곡의 저작권자다.
이 작사가의 이름은, 쏘제이(SO JAY). 걸그룹 '아이즈원' 노래 8곡에 참여했다. 미니앨범 5곡, 정규앨범 3곡 등 총 8곡을 썼다.
하지만, 쏘제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함께 작업한 뮤지션, 예를 들어 작곡·작사가조차 그의 얼굴을 모른다.
쏘제이는 누구일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확인한 결과, 쏘제이의 이름은 박XX. 2018년 11월, 입회했다. (오직) ‘아이즈원’의 노래만 작업, 8곡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
먼저, 1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비밀의 시간'. '붐바스틱'이 작사 작곡한 노래다. 쏘제이도 공동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지분은 붐바스틱보다 약 1.5배 많다.
'앞으로 잘 부탁해'는 '프듀48' 파이널 앨범(2018년 9월 1일 발매) 수록곡이다. 최초 발매 당시, 쏘제이의 이름은 없었다. 쏘제이의 이름은, 그해 10월 29일 재발매 때 추가됐다.
쏘제이는 2번째 미니앨범에도 참여했다. 타이틀곡 '비올레타'의 경우 최현준, 김승수 등과 수익을 나눴다. '에어플레인'에 등록된 작사가는 4명. 이대휘, 조윤경, 장여진, 그리고 쏘제이다.
쏘제이는 정규앨범 '블룸아이즈'에서도 활약했다. '우연이 아니야, '핑크 블러셔', '오픈 유어 아이즈' 등 3곡에 이름을 얹었다. (이 앨범의 초동 판매량은 35만 장. '한터차트' 기준, 역대 걸그룹 1위다)
'핑크 블러셔'는 붐바스틱과 쏘제이의 공동 작품(?). 쏘제이의 지분율이 1.5배 높다. '오픈 유어 아이즈'는 '블랙에디션'(MC몽)과 '불스아이'가 주도한 곡. 쏘제이는 여기에도 발을 (조금) 담갔다.
'아이즈원'은 초대형 걸그룹이다. 시작부터, 뜨거웠다. 데뷔는, 가히 폭발적. 그래서 쏘제이의 등장은 더욱 미스터리다. 이 신인 작사가는 어떻게 기회를 얻었을까.
'디스패치'는 취재 과정에서 쏘제이의 실체를 확인했다. 그는 '플레디스' 한성수 대표의 부인. 과거 비주얼 디렉터로 활동한 경력이 전부다. 음악적 역량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쏘제이의 저작권은 부당이득이다. 실제로, '아이즈원' 앨범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음을 만든 적도, 글을 쓴 적도 없다. 8곡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
'플레디스'는 쏘제이의 저작권 획득 과정을 설명했다. '프듀48' 총괄 프로듀서인 한성수 대표의 몫이라는 것. 본인 이름 대신 아내 이름을 썼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선 한성수 대표는 CJ로부터 프로듀싱 비용을 받는다. '아이즈원' 지휘에 대한 대가다. 따라서 작사료를 추가로 챙기는 건, 시쳇말로, ‘딴 주머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디스패치’에 “프로듀싱 인세를 받았기에 CJ 눈치를 본 것 같다”며 “본인 스스로 떳떳하다면 아내 이름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쏘제이의 저작권료는 한성수의 수입이다. 세금 이슈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그는 플레디스의 대표. 회사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한 부분도 논란의 대상이다.
가요계의 시각은 어떨까.
익명을 요구한 작곡가는 ‘갑을’ 문제로 해석했다. 그는 "수많은 작곡가가 있다. 그들은 선택을 받는 을"이라며 "내 노래가 ‘픽’ 된다면 갑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저작권 나눠 먹기는 가요계에 만연한 부조리였다. 특히 OST 업계에서도 저작권 '딜'을 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유령 저작권자에 대한 추가 제보를 기다립니다.)
'디스패치'는 한성수 대표의 입장을 들었다. 그는 "자신이 곡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 아내 이름으로 (저작권을) 받은 건 경솔했다”고 사과했다.
한성수 대표는 더이상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세금이나 배임 등의 이슈는 전혀 없다는 것. “(당시에는) 단순히 작업의 대가를 바랐을 뿐”이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제가 참여한 부분에 대해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프로듀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욕심을 냈습니다. 죄송합니다." (한성수)
한편, 한성수 대표는 지난 25일, ‘빅히트’와의 합병에 도장을 찍었다. 그는 향후 자신의 지분을 정리할 예정이다. 지분 가치는 최소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