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코로나 19가 앗아간 ‘홈 어드밴티지’

독일 분데스리가는 유럽축구 5대 리그 가운데 유일하게 재개돼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다. 레반도프스키와 홀란드의 라이벌 구도는 메시와 호날두를 연상시키고,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모레(27일) 펼칠 운명의 '데어 클라시커'는 '엘 클라시코'급 빅매치로 격상됐다. '코로나 19' 이후 '뉴 노멀'을 반영하듯 분데스리가의 달라진 풍경은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나라 리그에도 참고서 역할을 하고 있다.

■'무관중경기' 분데스리가, 확 낮아진 '홈 경기 승률'

그렇다면 무관중 경기로 재개된 분데스리가의 홈 경기 승률은 어떨까? 1부리그 기준으로 모두 18경기가 펼쳐졌는데 홈 팀이 3승 5무 10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홈 팀 승률이 약 17%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이긴 팀들은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등 전통의 강호들과 '베를린 더비'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우니온 베를린을 만난 헤르타 베를린이다.

'코로나 19'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 올 시즌 224경기에서는 홈 팀이 97차례나 승리해 약 43%의 승률을 기록했다. 아직 표본이 작지만 절반 이상 승률이 줄어 '홈 어드밴티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영국의 '미러'는 '홈 이점이 사라졌음을 보여주는 통계'라는 제목으로 분데스리가를 소개했다. '익스프레스' 역시 올 시즌 리그가 멈추기 전 두 번의 라운드에서 홈 팀이 패한 건 9경기 중 딱 2경기씩뿐이었고 전했다. 심지어 리그 최하위 파더보른도 뒤셀도르프 원정에서 승점 1점을 따냈다고 강조했다.

■홈 팬들의 응원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무관중 경기에서 확 줄어든 홈 경기 승률은 '12번째 선수'라고 불리는 홈 팬들의 응원이 팀과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증명한다. 서포터의 열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도르트문트의 루시앙 파브레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겼지만,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고 털어놓았다. 골을 넣고 멋진 패스가 나왔지만, 팬들의 환호가 없는 경기장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느낌이었다며 그저 팬들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흥미로운 통계도 소개했다. 리그 중단 전까지 심판들이 홈 팀보다 원정팀에 62개 많은 옐로카드를 내밀었고, 151개나 많은 반칙을 선언했다. 하지만 재개 첫 주말 옐로카드와 반칙 모두 홈 팀과 원정팀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일반화는 어렵지만, 심판들에게도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은 심리적인 압박이 되는 측면이 존재한다.

묀헨글라드바흐가 팬들 실물 크기의 대형 패널을 세우는 등 기발한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으려 시도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 19' 시대의 무관중 경기는 홈 이점을 상당 부분 앗아간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