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재정 당위성 역설한 文…"국가채무비율 여전히 낮아"
by NEWSIS'先 위기 극복→後 재정건전성 회복' 우선순위 분명히
확장 재정 당위성 설득에 집중…"재정 역량 총동원해야"
"3차 추경 신속 준비하라…"경제충격 방파제 역할 해야"
"긴 호흡으로 재정 투자 선순환 도모해야…지출 구조조정 필수"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과감한 재정' 역할을 강조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의 재정 건전성 우려 목소리에 대해 우선순위를 명확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先) 위기 극복, 후(後) 건전성 회복'이라는 원칙을 제시하며 앞으로의 재정 운용 방향은 '확장 기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확장 재정'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매년 예산 편성에 앞서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무위원 전원 등이 모여 예산 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재정 분야 최고위급 의사결정 회의체다. 2004년부터 이어져 올해로 17번째를 맞이했지만,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지난해 계획했던 재정 운용 계획이 전면 수정되면서, 이번 회의 의제는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방향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며 '확장 재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상황에 따라 재정운용 전략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며 전시 상황에서 재정 운용 전략도 비상하게 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직이나 도산 등 덮쳐오는 경제 쓰나미 상황에서 1차적으로 막아줄 수 있는 수단은 '재정'이라는 인식에서다. 경제 활력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발언 곳곳에 녹아들었다.
문 대통령이 "재정은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라며 "지금은 누구를 위한 재정이며 무엇을 향한 재정인가라는 질문이 더욱 절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야말로 경제 전시상황"이라며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불을 끌 때도 조기에, 초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빠른 진화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적시에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세계금융기구(IMF)를 포함해 전 세계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충분한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도 충분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IMF가 지금 과감한 재정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전 세계가 재정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댔다.
이어 "고용 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1,2차 추경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신속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국가채무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건전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고, 3차 추경이 이뤄진다고 해도 감내 가능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앞서 정부는 총 다섯 차례의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고용 취약계층, 피해업종 기간산업 등을 포함해 250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서 41% 수준"이라며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110%에 달하는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면서 3차 추경안과 관련해선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확충하고 위기기업과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며 경제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과감한 지원이 담겨야 할 것"이라며 "재정이 경제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경제회복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재정이 당면한 경제위기의 치료제이면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체질과 면역을 강화하는 백신 역할까지 해야 한다"며 "추경의 효과는 속도와 타이밍에 달려있는 만큼 새 국회에서 3차 추경안이 6월 중 처리될 수 있도록 잘 협조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확장 재정 정책으로 재정수지나 국가 채무가 증가하면서 추후 국민 부담은 물론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재정당국도 그 점을 충분히 유념해주시기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투입을 통해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 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길게 볼 때 오히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세출 구조 전면 재조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함께 해내가야 한다"며 "특히 내년 세입 여건도 녹록치 않을 것을 감안한,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 매겠다"며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매우 달라진 만큼 부처별로 지출 우선순위를 다시 원점에서 꼼꼼히 살펴서 지출 구조조정에 적극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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