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홍콩의 中보안법 저지 도전…신의 도움 있어야 가능"

24일 첫 보안법 시위…코로나로 잠잠했던 반중 시위 시작
홍콩 경찰, 25분 만에 최루탄 쏘며 만반 준비 태세 보여
중국 본토 전인대서 제정 예정…필리버스터 등 전략 불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홍콩 시위대가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을 막겠다는 '기적'을 약속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CNN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잦아들었던 반중 민주화 시위가 보안법을 계기로 다시 시작한 가운데, 홍콩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일요일인 24일 몇달간 휴식기를 가졌던 홍콩에 최루탄이 돌아왔다.

이날 홍콩에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의회를 건너뛰고 보안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하는 첫 시위가 열렸다. 보안법은 홍콩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활동을 금지하는 안을 담고 있다.

진압은 속도전으로 이뤄졌다. CNN은 첫번째 최루가스가 행진 시작 25분 만에 발포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수십만 명이 모인 무허가 집회를 해산하는 데는 종종 수 시간이 걸렸다.

CNN은 홍콩 시민들은 기꺼이 거리로 나올 것이며, 동시에 경찰도 더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은 불안한 여름을 앞두고 있다. 특히 6월4일은 중국 톈안먼 사건 기념 집회, 7월1일에는 홍콩 주권 반환 기념식이 예정돼있다.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 민주화 시위 주역인 네이선 로는 홍콩인들이 과거 "기적"을 이뤘다면서 낙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하지만 신의 도움이 없다면 홍콩이 중국의 보안법 제정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보안법과 비슷한 반발을 부른 국가법(國歌法)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가법은 중국 국가 모욕 행위를 금지하고,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 의원 취임 선서 때 중국 국가를 틀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2017년 홍콩에 관련 입법 조치를 요구했지만 입법회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각종 지연 전략으로 3년 넘게 시간을 끌었다. 시위대는 입법회를 포위할 계획이다.

중국 전인대가 제정할 보안법과 관련해서는 이 같은 전술을 사용할 수 없다.

결국 홍콩이 기대할 건 국제사회의 압박뿐이다. 지난주 200명 넘는 세계 정치인이 보안법에 반대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인 크리스 패튼, 테드 크루즈와 마코 루비오를 포함한 미국 상원의원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영국과 유럽연합(EU) 및 호주, 뉴질랜드 의원들도 참여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국제사회의 압력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CNN은 짚었다. 홍콩이 악의적인 외세에 의해 반체제 활동의 거점이 됐다는 중국 특유의 편집증도 보안법 추진 배경이라고 CNN은 전했다.

당분간 홍콩에서는 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주의 국가로의 탈출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지난해 폭동 혐의를 받던 홍콩 시위대 2명은 독일 망명을 허가받았다. 한때 홍콩을 지배했던 영국에서는 홍콩 사태에 무언가 조치를 하라는 압박이 세지고 있다.

주말 사이 홍콩 지지 시위를 진행한 대만은 오랫동안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핍박받는 사람들의 목적지였다. 반중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순간 우리는 모든 민주진영과 함께 홍콩 인민과 함께 서 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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