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리디아고, 스크린골프는 누가 잘 치나
코로나 자선 이벤트서 유소연 린드베리와 각각 짝 이뤄
대전-미 플로리다 실시간 연결해 맞대결
포볼은 박인비 조, 포섬은 리디아고 조 승리
by 최수현 기자입력 2020.05.26 00:42 | 수정 2020.05.26 00:46 ‘메이저 퀸’들의 스크린 골프 대결이 무승부로 끝났다. 박인비(32)와 유소연(30) 조는 포볼(각자 공으로 플레이해 좋은 성적을 팀 스코어로 삼는 방식) 매치, 리디아 고(23·뉴질랜드)와 페르닐라 린드베리(33·스웨덴) 조는 포섬(한 개의 공을 같은 조 두 명이 번갈아 치는 방식) 매치에서 승리해 각각 5000달러(약 620만원)씩 코로나 성금으로 기부했다.
25일 골프존이 마련한 자선 이벤트 대결 ‘골프존 LPGA 매치플레이 챌린지’는 대전 유성구 골프존 조이마루와 미국 플로리다주 월드 골프 빌리지 내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을 실시간 연결했다. 박인비와 유소연은 한국 시각으로 밤 8시 대전에서, 리디아 고와 린드베리는 미국 시각으로 오전 7시 플로리다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2대2 36홀 매치 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인비(2013~2015, 2018)와 유소연(2017), 리디아 고(2015~2017)는 모두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올라본 선수들이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승 중 7승을 메이저에서 올렸고, 유소연(통산 6승)과 리디아 고(통산 15승)도 각각 메이저 2승씩 거뒀다. 린드베리는 2018년 연장 승부 끝에 박인비를 제친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이 자신의 유일한 LPGA 투어 우승이다. 하지만 이들도 스크린 골프라는 낯선 환경에서 처음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거리나 잔디에 대한 감각이 익숙하지 않아 버디 하나 잡아내기가 어려웠다.
1·2라운드 모두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이 열렸던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로 설정됐다. 1라운드 18홀 포섬 매치에선 리디아 고·린드베리 조가 1홀 차로 이겼다. 리디아 고·린드베리 조는 1번홀에서 패한 뒤 6·9·10번홀을 내리 따냈다. 11·14·15번홀을 내줘 1홀 차로 뒤지다가 16번홀에서 동점을 만든 다음 18번홀까지 승부를 끌고 가 승리를 거뒀다.
한국 시각으로 밤 9시 50분 재개된 2라운드 18홀 포볼 매치에선 오랜 절친 박인비·유소연 조가 힘을 냈다. 착착 맞아떨어지는 호흡을 과시하며 집중력을 발휘해 4홀 남기고 5홀 차 승리를 거두며 14번홀에서 일찌감치 경기를 끝냈다. 박인비는 “1라운드 땐 무조건 재미있게 치려고만 했다가 2라운드부터는 더 이상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샷과 퍼팅을 가다듬었다”고 했다. 유소연은 “평소 대회에 나설 땐 선수들이 감정을 컨트롤하는데 오늘은 감정선을 그대로 드러내니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우승 상금 1만달러(약 1200만원)는 각각 절반씩 박인비·유소연과 리디아 고·린드베리의 이름으로 기부됐다. LPGA 투어는 오는 7월 23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마라톤 클래식을 열어 시즌을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선수들은 “모두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