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영국 드디어 한국식 추적 시스템 도입 “제2의 확산 막자”
코로나19 검사와 추적은 한국이 그동안 가장 잘해왔던 분야로 세계적 칭송을 받아왔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집단 면역'식 대응으로 낭패를 보고 난 이후 적극적인 검사와 국가 봉쇄 전략으로 바꿨던 영국도, 드디어 한국과 유사한 검사·추적 시스템을 이번 주말부터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영국이 도입하기로 한 검사·추적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도입을 검토한 '추적 앱'은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의료 전문가 또는 전담인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전에 접촉했던 모든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를 제공하도록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전화를 받은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들은 스스로의 안전을 유지하고, 추가로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언과 지침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른바 '코로나19 콜센터'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이 일을 위해 2만 5천 명을 이른바 '추적자'로 새로 고용하기로 했다고 스카이뉴스가 현지시각 24일 전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 '인간 접촉 추적(human contact tracers)' 시스템을 학교와 비필수적 가게들이 영국에서 다시 문을 여는 6월 1일에는 정식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구축을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뒤늦게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이유는 제2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영국에서는 3월 중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광범위한 추적 작업은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국가 봉쇄를 풀기로 한 시점에서 TTT(test·track·trace) 즉 검사·추적은 감염 확산 방지에 이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영국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검사·추적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감염자를 분리·고립시켜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영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남아 있는 한 필수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라고 스카이뉴스에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대다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의 봉쇄조치 대신에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봉쇄만으로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리고 이 규칙을 따름으로써 시민들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개인 정보 보호에 민감한 영국인들은 여전히 보안 문제에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 보호 및 데이터 전문가들은 개인 정보를 전화를 통해 낯선 사람에게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시민들은 여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현지시각 24일 전했습니다.
특히 개인 정보를 넘겨주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피싱 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영국 보건사회복지부(DHSC : Department of Health and Social Care)는 애초 계획보다 다소 약화한 추적·검사 시스템을 오는 28일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은 TTT(Test·Track·Trace) 중에서 'track'을 빼는 방안입니다.
같은 '추적'으로 번역되지만 'Trace'는 주로 과거의 행적을 찾고 기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Track'은 현재 또는 앞으로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를 밝혀내 기록하고 검사하는 것이 'Test·Trace'라면, 확진자가 GPS나 이동통신기지국 접속 기록 등을 통해 현재 어디에 있는지까지 확인하고 추적하는 작업이 'Track'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존슨 총리는 현지시각 24일 6월 1일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과 6학년을 시작으로 학교 문을 다시 열기로 한 방침 역시 재확인했습니다.
이어 6월 15일부터는 중등학교 중 10학년과 12학년이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학교가 이들과 접촉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오늘(25일) 구체적인 봉쇄 완화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내각 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5일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5만9,559명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많고, 사망자는 3만6,793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제2의 확산을 막기 위한 영국의 검사·추적 시스템이 기술적 난제와 개인 정보 보호 논란을 딛고 제대로 정착해 작동할 수 있을지, 영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