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80대 퇴직교사, 65년 전 도움 준 미국인 이름으로 1억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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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전 생계가 어려웠던 학창 시절에 자신을 도와준 미국인의 이름으로 80대 퇴직 교사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했다.

25일 사랑의열매는 익명을 요구한 ㄱ씨가 지난 22일 고(故) 프랭크 F 페이건 3세(사진)의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ㄱ씨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중 주한 미국 방송국 킬로이(현 AFN KOREA)에서 아나운서로 근무하던 페이건을 만났다.

페이건은 ㄱ씨가 자립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지원해줬으며, 미국으로 돌아간 후 버지니아주에서 성공회 목회자로 활동했다. 2003년 작고 전까지 ㄱ씨와 인연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는 사랑의열매에 “페이건은 어린 시절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며 그 덕분에 자신이 학창 시절을 무사히 마치고 교사까지 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 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고인의 뜻이 잘 전달되어 나눔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는 페이건을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특별회원으로 등재하고, 기부금은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주기로 했다.

지난 22일 기준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2309명이며 이들의 누적 기부액은 약 2564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