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관 시대’ K리그…장외 응원 함성, 그라운드로 쏜다

무관중 경기도 팬들 생생 목소리
부천, 응원가 녹음 ‘제주전’서 첫선
수원, ‘직캠’서 음원 추출해 사용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K리그는 지금 장외 응원전으로 뜨겁다.

직관이 불가능한 ‘집관 시대’ 응원의 핵심은 목소리의 전달에 있다. 팬들은 녹빛 그라운드에서 외롭게 뛰는 선수들에게 마음이라도 전달하겠다는 의지로 응원 함성을 녹음해 구단에 전달하고 있다.

부천FC 서포터인 헤르메스도 목소리를 모았다. 부천 SK(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가 제주로 연고 이전하고 5228일. 새롭게 창단한 부천과 2부로 추락한 제주가 26일 역사적인 첫 정규리그 맞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헤르메스는 현장을 찾을 수 없는 아쉬움을 녹음으로 달래고 있다. 이들은 선수 한 명 한 명을 위한 응원 목소리와 20곡이 넘는 응원가를 녹음해 제주전에서 첫선을 보인다.

수원 삼성은 재능기부 형식으로 장외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팬들이 따로 녹음한 응원가가 경기장 스피커를 통하면 다소 낯설 수도 있다. 이에 ‘닥마’로 알려진 한 수원 팬은 지난해 자신이 올렸던 수많은 응원 ‘직캠’에서 음원을 따로 추출해 그야말로 관중이 있는 것 같은 환경을 연출했다. 최근 수원이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는 이 같은 응원으로 호평을 받았다.

포항 스틸러스는 녹취(부천)와 추출(수원)의 중간 형태를 지향한다. 포항 역시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개막전에선 추출된 음원으로 팬들의 목소리를 전달했지만, 제한된 음원의 한계로 응원 공백이 발생하자 팬들이 두 차례 추가 녹음을 진행했다. 12개의 음원으로 시작했던 무관중 응원이 17개 그리고 다시 수십개로 늘어날 수 있게 됐다.

다만 팬들의 장외 응원이 구단의 손길을 거쳐야 하는 부분은 조심스러운 대목이다. 팬들은 상대팀에 야유할 수 있지만, 이 야유가 구단을 거치면 문제 소지가 있다. 포항 관계자는 “다음 상대가 ‘동해안 더비’로 유명한 울산이라 ‘선’을 넘지 않는 게 쉽지 않다”며 “다른 구단들도 아마 이 부분에선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