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언론 공포증' 고백…"레테의 강을 건너자"

국회 떠나는 통합당 3선 김재원
"마음 상처 받은 기자들에게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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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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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재원 의원이 국회 회의를 마치고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재원(3선·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은 25일 “지난 몇 년 간 ‘언론 공포증’이 생겨 취재를 원하는 언론인 여러분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불친절하게 응대한 적이 수도 없이 많았음을 고백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통합당 출입기자단에게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서 “마음이 불편하셨거나 상처받으신 분들에게는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이 언급한 ‘언론 공포증’은 8년 전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2012년 9월 통합당 전신 새누리당 대변인에 내정된 첫날, 기자들과 만찬을 했다.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와 관련한 자신의 발언이 알려지자 기자들에게 폭언을 해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은 다음날 “기자의 정보 보고가 저에게 전달이 됐고, 잘못된 정보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이성을 잃었고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김 의원이 언론 취재를 꺼리게 됐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김 의원은 지난해 여름 ‘음주 예산 심사’ 논란 당시에도 “약주를 드셨느냐”고 묻는 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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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조각가 빌헬름 반트슈나이더의 '레테' 조각상.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레테의 강' 강물을 마시면 이승의 기억을 모두 잊고 저승으로 건너갈 수 있다./위키피디아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레테의 강’을 건너듯 세월이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함께 했던 선후배 언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레테(Λήθη·Lethe)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망각의 여신(女神)이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죽은 자는 모두 이 강물을 마셔야 한다. 강물을 마시면 이승에서의 기억을 모두 잊고 홀가분하게 저승으로 건너갈 수 있다.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님이나 누나를 기리고 중국 연수 시절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코스를 그대로 답사한 뒤 ‘막북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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